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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단골 20병정도명 "현상유지"|2~3백만원의 적은돈으로도 개업가능|시설전 건물용도 꼭 확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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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보기

종합 04면

바둑에 취미를 가진 사람이거나 정년퇴직한 사람으로서 한번쫌 생각해 봄직한 것이 기원이다. 별기술이 필요없고, 개인이 적은 돈으로 시작할수 있다는 것이 매력이다. 옛날엔서울 강북지역에선 기원을새로 차릴 수 없었으나, 지난연말부터 풀렸다.
기원을 차리기가 훨씬수월해진 것이다. 기원을 개설하려면 가옥대장부터 Ep어서 기원을내고자하는건물의 용도를알아봐야 한다. 건물의용도가 근린생활시설인 경우에는 주거·준주거·주거전용·공업·준공업·전용공업·생산녹지·자연녹지·상업지역에 60평이내의 기원을 차릴수 있다. 건물의 용도가 위락시설인 경우에는 60평이상의기원을 상업지역에만 개설할 수 있다.
다만 건물의 용도를 변경할 수 있는 절차가 있으니까 절차만 밞으면 어디든지 기원을 차릴수 있다. 용도변경을 하려면 설계사무소에 의뢰하고 구건축과에 신청하면 사회과의협의를 거쳐 건축과에 회시, 건축과로부터 준공허가를 받게된다.

<강북서도 허가신청>
그러나 이같은 용도변경절차나, 건물용도에대한 해석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어 신중을 기하지 않으면안된다. 예를 들면 60평이상의 기원을 상업지역에 차릴수 있도록 돼 있지만 상업지역안에 있는 업무지구(예 자동차등록사업소부근)에는 허가가 나오지 않는다. 허가당국의 해석은 항상 까다롭고 인색하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따라서 시설을 하기전에반드시 가옥대장을 떼어 건물의 용도를 알아봄은 물론, 구청담담자에게 미리 문의 해 보는 것이 안전하다. 기원을 낼수 있는 건물로 확인되면 규정에 의해 내부시설을 해야한다. 시설은 다음과 같아야 한다.
▲바둑판 1대가 차지하는 넓이는 0.5평을 넘어야 한다.
▲창문면적은 바닥면적의 30%이상이어야 한다.
▲실내조명은 1백「룩스」이상이어야 한다. 지하실에는 전력소모량이 너무 많기 때문에 기원을 차리지못한다.
▲수세식 변소및 세면시설이 필요하다.
▲쓰레기통·재떨이, 그리고 상당수의 환등기가 설치되어야 한다.
이같은 시설과 구비서류를 갖춘뒤에 구청사회과에가서 허가절차를 밟는다.
이때 낼 서류는 다음과같다.
▲신청서 (소정양식)
▲영업설비개요서 (바둑판의 배치상황도 상세히 그려져야 한다)
▲영업장소가 있는건물위치도
▲가옥대장
▲임대차계약서사본(건물주인이 기원을차릴 때에는 필요없다)
▲병적확인서
이같은 6종의 서류를 내면서 수수료 3천원을 납부해야 한다. 또 지하철공채 3만원어치를 사고, 면허세 1만8백원을 내야한다.

<세금도 싸 강쓸쉬워>
기원은 특히 정년퇴직한노인들이 취미삼아 하기쉬운 업종이다.
세금과 인건비가 비싸지않아서 경영에도 큰 어려움은 없다. 더우기 최근에는 조치훈 「붐」을 타고 바둑인구가 현저히 늘어났다.
기원경영으로 큰 수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기료를 비싸게 받을 수 없어 수입이 빤하기 때문이다. 현재 도심지가 하루 1천원씩을, 변두리가 7백원씩을받는다.
하루 몇번 와도 마찬가지다. 기료를 더 올리자는얘기도 나오지만, 손님이 줄어들까봐서 그러지 못한다. 하루에 생강차와 「코피」등을 2∼3회 대접하고 1천5백원을 받는 기원도 있지만 「코피」를 끓여주고 돈을 받는것은 업태위반으로단속대상이 된다.
그래서 자동판매기를 설치하고 「코피」1잔에 1백20윈씩받는 곳도 있다. 어느기원에서는 손님을 많이 유치하기 위해 전문기사를 두기도 하지만 적어도 원30만원의 지도료를 줘야하기때문에 매우 드물다.
기원의 개점시간은 상오10시부터 하오9시까지로 되어있는데, 점심때나 퇴근이후에 손님이 밀리고 밤9시이후에도 계속 바둑을 두려는 사람이 있어 단속을 받기도 한다. 도심지에 있는 근 기원에는 토오일엔70∼80명이나 찾아들지만 하루 평균 단골손님이 20명선을 유지하면 그럭저릭 기원경영을 해나갈수 있다.
종로기원 (김동송씨·서울종로구관철동)의 경우 3층25평에바둑판28대가있다.

<노인들도 취미삼아>
난로와 환풍장치등도 규정대로 갖춰져있다. 지금 이만한 시설을 하려면 최저1백50만원에서 최고 3백만윈의 경비가 든다. 김씨는보증금 4백만원에 월세 40만윈을 낸다. 또 경리1명에게 월15만원, 잡역1명에게 월10만윈씩을 주고, 난방비에 윌15만윈을 쓴다.
이밖에 부가세를 한달에5만원골로 내고 있다. 이렇게해서 김씨가 한달에 쓰는 지출총액은 85만원이다.
이에비해 수입은 하루평균 40명이 1천원씩 기료를 내므로 한달을 25일로계산하면 모두 1백만원쯤된다.
그러니까 지출을 제하고나면 순익은 15만원에 지나지 앉는다. 김씨는 기원안에 설치한 자동판매기 수입이 약간 있긴하나 기원을 해서 큰 돈을 번다는것은 어렵다고 말한다.
변두리에 기원을 차리면 25평정도가 보증금 2백만윈에 월세20만원이면 되지만 그만큼 손님이 적다.

<우석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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