냇가에 앉아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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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1
걘 날 저물 무렵
찌를 바라보다가
문득 고개를 드니
속눈썹살 아려 온다
봇물에
피라미 떼들
제 등 빛을 퉁기고.
2
물위에 누워 보렴
맨살의 곳곳마다
무덤 속 그 적막이
쓰다듬어 주려니
밤 깊어
쳐다본 하늘
그믐달도 빛나리.
3
두고 갈 그만치는
두고 가고, 떠날 것은
물소리로 길을 잃고
덧없음을 노래하다
웬만큼
물이끼도 앉은
조약돌이 놓친 상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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