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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교황에 막말 "남조선 괴뢰들과 무슨 모의하려는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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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프란치스코 교황에 대해 막말에 가까운 언급을 관영매체를 통해 내보냈다 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5일 군사무기 연구기관인 제2자연과학원 김인용 로켓탄연구실장을 내세워 "우리 과학자들은 로마교황이 도대체 어떤 위치에서 세상사람들을 위해, 더우기는 우리 민족과 겨레를 위해 무슨 일을 해왔는지 알지도 못하며 또 알 필요도 느끼지 않고있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그(교황)가 이번에 무슨 목적으로 남조선을 행각하며 괴뢰들과 마주앉아 어떤 문제를 모의하려고 하는지 알지도 못하며 또 그에 아무런 관심도 두지 않고있다"고 주장했다.

이 발언은 14일 북한이 교황 서울 도착 직전 로켓탄을 쏘아올리는 도발행위를 한데 대해 비판여론에 대한 반응으로 보인다. 김 실장은 북한의 로켓발사가 자신들이 미리 정한 일정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남조선괴뢰들만은 우리의 이번 전술로케트탄발사가 나라의 평화와 화합에 장애가 되고 그 무슨 로마교황의 서울행각에 그늘을 던지는 도발적인 무력시위라고 온당치 못한 발언들을 함부로 내뱉고있다"고 비난했다.

김 실장은 "로마교황이 하필이면 일년열두달 소털같이 하도 많은 날들중에 굳이 골라골라 우리의 정상적인 계획에 따라 진행된 최신전술로케트시험발사날에 남조선행각길에 올랐는가 하는것"이라며 문제를 제기했다. 또 "남측이 로마교황을 반공화국대결의 무대에까지 내세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언급은 북한이 교황방한 사실을 보도하지 않고 침묵해온 상황에서 나왔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교황에 대해서까지 최소한의 예의조차 갖추지 못한 비난성 발언을 한데 대해 유감스럽다"며 "로켓발사의 정당성을 주장하기 위해 교황까지 비판대상으로 삼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종 기자 yj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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