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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당을 향해 뛴다 숨가쁜「동중동」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야당인사들이 서울의 지역구로 쏠리는 것과는 달리 민정당 쪽은 서울·부산 등 대도시에 누구를 내세우냐로 고심하는 것 같다.
조직책을 임명치 않은 9개 지구당 중 △종로·중구 △성동 △도봉 △부산 진-북구 등 4개나 대도시에 들어 있다.
1구1인의 소선거구제였던 6, 7, 8대의원선거에서 당시 공화당이 번번이 참패를 했기 때문에 여당이 대도시대책에 부심 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
공화당은 서울에서 △6대 민관식·박준규 △7대 박준규 △8대 장덕진씨 등 한 총 선에서 불과 1, 2석밖에 당선시키지 못했다.

<경운기 주고 해외연수 시켜>
정치1번지인 종로-중구는 야당 측 상대를 보아 가며 거물급 인사를 내세울 방침이지만 △성동 △도봉구 등에서는 조정에 난항을 겪고 있다는 얘기다.
부산의 경우 현지인기를 고려해 10대의원 P씨에게「시책」으로 요청했다가 여의치 않아 「시책」을 정하는데 몇 차례 곤두박질이 있었다고 소식통은 전한다.
조직책 미정지구 중 △수원, 화성은 전직장관 K씨 △군산-이리는 현직장관K씨 △청양-홍성-예산에도 현직장관 K씨가 물망에 올라 있으며 △시흥-안양은 이 고장 출신인 이재형 발기위원장이 「당분간 보류」했다는 설이 있다.
조직책 중 합천-의령, 함안 지역 등 몇 군데에는「대리인」설도 있고.
조직책으로 임명된 김중권(청송-영덕)·이진우(포항-영일)씨는 판·검사재직 때 정치에 뜻을 두고 지역구를 가꾸어 왔고 김천-상주에서 이범렬 입법의원을 제치고 임명된 정휘동씨(10대 공화 의원)는 대당 70여 만원이 되는 경운기를 2천대 이상이나 지역구 농가에 구입해 주고 7백 명 이상의 농촌지도청년들을 일본에 연수시키는 등 농촌을 위해 투자한 활동이 높이 평가됐을 것이란 소문이다.
제주의 변청일씨는 고교·대학동기동창에 고시까지 동기인 현직의 H검사와 경합이 되었었고 구미-선산의 박재홍씨는 고 박정희 대통령의 장 질이라는 후광을 업고 부상했다.
이 지역에서는 오래 전부터 김윤환씨(10대 유정의원·입법의원)가 거론되어 왔으나 박씨로 낙착됐다.
유수한 실업 인으로 발기인에 참여한 삼양사의 김상홍씨(고창-부안)와 삼익「피아노」의 이효익씨(충무-고성),「파고다」가구의 김문기씨(서울 종로-중구), 오리 표「싱크」회사의 박유재씨(영동-옥천)중에서는 박씨만 지구당을 맡았다.
선거 때마다 야당은 조직보다는「바람」에 의존하고 특히 대도시에서는 그「바람」이 지방보다 거셌다는 것을 의식해서 민주한국 당에서는 서울지역구 희망자가 의외로 많다.
발기인 48명중 10대의원 17명은 그렇지가 않지만 그전 의원일부와 특히 정치신인에게는 이같은 현상이 두드러 진다.

<여는 조직, 야는 바람에 의존>
예를 들어 진주태생의 여변호사 황산성씨는 이미 서울시조직책으로 발표되었고 괴산 출신의 태창문화사 대표 김태수씨는 오랫동안 살아온 서울 도봉, 부산에서 도의원까지 지낸 허만기씨는 성북을 희망하고 있는 실정.
도봉은 구 신민당「그랜드」계「보스」인 고흥문씨의 손때가 묻은 지역구라는 점을 감안해 그의 국회부의장 비서실장을 지낸 채규희씨가 고향 옥구 대신 이곳을 탐내고 있어 요 조정 지구.
재작년 국회의원선거에서 야당 세를 과시한 후 지난번 국민투표에서도 이를 다시 입증한 강남구는 야당사람이 표밭으로 여기고 있는 듯 경쟁자가 많다.
부산출신으로 김영삼 신민당총재 보좌 역을 지낸 손세일씨, 이철승 전국회부의장 비서실장 정진길씨, 윤보선 전대통령비서를 지낸 윤기대씨 등 이 모두 강남을 지망하고 있어 일부에서는 정씨의 강동 설, 윤씨의 관악 설이 나돌기는 하지만 본인들은 강남고수 자세.
또 고창에서 5, 6대에 당선하고 10대 선거에 낙선한 김상흠씨가 선친 김성수 선생이 세운 고려대식구를 의식해 동대문을 강력히 희망하고 나서 이곳에서 8대 때 당선, 9대 때 낙선, 10대 때 공천을 신청했던 유옥우씨. 그리고 송원영 전 의원의 비서관을 지내며 이 지역 구석구석을 누빈 이곳토박이 이효영씨와 삼파전을 벌이고 있다.
정치활동규제 해금조치 때 10대의원 2명이 모두 구제된 곳에서도 선거양상이 복잡해지겠지만 어느 지역에서는 이들 지역에 민주정의당이 새 인물을 조직책으로 선정하거나 민주한국 당에서 또 다른 발기인을 인선한곳이 있어 더욱 혼전이 예상되는 곳이 있다.
해금에 의한 양자 생존지역에 새 조직책(민정당)또는 조직책예정자(민한당)가 추가된 곳의 인물은 △부산남구의 김승목(구 신민·민한), 김재홍(구공화), 이흥수(민정조직책) △평택-용인-안성의 유치송(구신민·민한), 김영광(구유정·국민), 이자헌(구유정·민정조직책) △춘천-춘성-철원-화천-양구의 손승덕(구공화), 김준섭(구 신민·민한), 이민섭(민정조직책), 갑철균(구 유정·국민) △금산-대덕-연기의 이준섭(구 공화), 유한열(구 신민·민한), 천영성(민정조직책) △대구중-서-북구의 한병송(구 신민·민정조직책), 이만섭(구 공화·국민), 목요상(민한 발기인)씨 등 이 여기에 해당한다.
또 달성-경산-고령에는 구유정의 김영수씨와 민한당이 발기인으로 내세운 최운지(고령)박태달(달성), 서국신(경산)씨 등 4명이 경합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이밖에 2인 대립으로는 △충주-중원-제천-단양의 이해원(구 유정·민정조직책), 이종근(구 공화) △부여-서천-보령의 조중연(구 신민·민한), 이상익(구 유정·민정조직책) △정읍-김제의 김원기(구 신민·민한), 백영훈(구유정·민정조직책) △고창-부안의 진의종(구 신민·민정조직책) 이호종(10대 공화) △목포-무안-신안의 최영철(구공화·민정조직책) 임종기(구 신민·민한) △순천-구례-승주의 유경현(구 공화·민정조직책) 허경만(구 신민·민한) △담양-곡성-화순의 고재청(구 신민·민한) 정래혁(구 공화·민정조직책)씨 등
평택-용인-안성의 경합 자 3명은 모두 평택출신이고 양산-김해의 신상우씨(구 신민·민한)와 이재우씨(민정조직책)가 또 양산출신이다.

<옛 주인의 선거구 인계 받아>
「비리」등의 상처를 입고 정계에서 물러난 구 신민당 중진들의 선거구에서는 비서·가족들이 명예회복을 내걸고 지역구 방어전을 준비중이다.
부산 서-동구에서는 김영삼의 오랜 비서관을 지내고 김 총재 시절에 구 신민당 총무국장을 맡았던 서석재씨가 옛 주인의 선거구를 인계 받으려 하고 이기택씨 비서관이던 박관용씨는 이씨의 동래구를 향해 뛰고 있다.
이철승씨의 비서진중 김태식 비서실장은 이씨의 전주를, 김형래씨는 김원기씨가 버티고 있는 고향 정읍을 떠나 신설이 예상되는 서울 동작구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송원영씨의 비서관을 지낸 김덕규씨는 고향인 무주-진안-장수군에서, 박해충씨의 비서 오경의씨, 임기 중 사망한 최성석씨의 비서 강병욱씨 등 이 지역구를 승계 하겠다고 공천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특히 정치활동이 규제된 한건수씨의 조카 한동찬씨, 김동욱씨의 동생 김관욱씨도 대리출마를 벼르고 있다.
부군 정일형씨와 아들 정대철씨가 모두 규제대상에 포함된 이태영 변호사를 두고 일부에서는 종로-중구 출마 설을 점치고 있으나 미지수.

<전국구 후보 놓고 설왕설래>
지역구의석의 반인 90명 정도가 될 전국구 후보로 어떤 인물들이 추천될 것인 가로 정가에서는 설왕설래한다.
여당을 지향하는 민정당의 경우 상위 순서에는 당 고위층과 원로가 될 것을 의심하는 사람이 없으나 당선권에만 들어도 좋겠다는 희망자가 많다.
이재형 발기위원장, 이춘기·유석현·송지영·정희택·정수창 부위원장 등은 보류상태인 지역구를 맡지 않을 경우 전국구후보로 갈 가능성이 많은 사람들이다.
이밖에 개혁을 주도해 온「엘리트」중에서 전국구후보가 나올 것으로 점쳐진다.<고흥길·한남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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