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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교당 경전 등 세계기록유산 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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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1894년(조선 고종 31) 전라도 고부에서는 전봉준을 비롯한 분노한 농민 1000여 명이 관아를 습격했다. 고부 군수 조병갑이 부임하자마자 만석보의 수세를 비롯해 온갖 부당한 세금을 거둬들이는 등 농민에 대한 착취를 일삼았기 때문이다. 이른바 동학농민혁명 발발이다. 쌀 생산과 상업의 중심지였던 고부는 지금은 전북 정읍시 고부면이지만 동학혁명 전만 해도 정읍이나 부안보다 컸다. 올해는 동학혁명이 발발한 지 120주년이 되는 해다.

 동학은 사상보다 동학혁명으로 더 많이 기억되고 있지만 본래는 서학에 맞서 최제우가 창시한 민족 종교다. 경북도가 지역 정체성 찾기의 하나로 동학의 발상지 재조명에 나섰다.

도는 상주 동학교당에 보관 중인 『동경대전』(사진)같은 경전 발간물과 목판 등 289종 1425점의 유물을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한 학술용역을 추진한다.

 도는 지난 8일 도청에서 연구진 등이 참가한 가운데 ‘동학 국가지정기록물 세계기록유산 등재 추진 학술용역’ 착수보고회를 열었다. 이들 기록물은 1890∼1950년을 전후해 상주 동학교당에서 포교를 위해 생산한 것으로 전적과 판목·복식·교기 등으로 이뤄져 있다. 특히 이들 자료는 근대 한국 종교뿐 아니라 국문학·민속학·인쇄술 등을 이해하고 연구하는 데도 매우 중요하다.

 자료는 1995년 3월 경북도 민속문화재 제111호로 지정됐고, 국가기록원은 지난해 12월 국가지정 기록물 제9호로 지정해 이미 그 중요성을 인정했다. 경북대 김문기(65·국어교육과) 교수가 중심이 돼 이뤄지는 연구의 방향은 이 기록물의 특징과 기록유산의 가치에 관한 것이다. 도는 학술연구 결과를 근거로 세계기록유산 등재 신청을 준비해 문화재청에 올릴 계획이다.

 경북도 김남일 문화관광체육국장은 “동학은 1860년 경주에서 최제우 선생이 창시해 1864년 상주·예천·문경 등 도내 5개 포를 중심으로 활동했다”며 “경북을 동학의 발상지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송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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