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현극장」개관기념 작품으로 「세일즈맨의 죽음」을 공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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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다리 위에서의 조망』 『아들을 위하여』등 일련의 사회극을 통해 인간의 사회적 책임을 물었던 비극작가「아더·밀러」의 대표작『「세일즈맨」의 죽음』이 극단 「실험극장」에 의해 27일∼12월14일 운현극장의 개관무대에 올려진다 (공연시간은 하오3시·7시, 화요일은 휴연).
운현극장은 극단 「실험극장」이 동양방송의 구 운현궁공개「홀」을 연극공연장으로 개조한 객석 3백석의 중극장. 그 개관기념공연으로 「세일즈맨」의 죽음』을 택한 것은 사회극위주의 극단 「이미지」를 부각시키려는 의도도 있지만 『작품이 우리의 시대적 분위기와 잘 맞기 때문』이라고 연출자 윤호진씨는 밝힌다.
『「세일즈맨」의 죽음』은 아무런 힘도 의욕도 없이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한 평범한 「세일즈맨」「윌리·로먼」을 중심으로 엮어지는데 이번 공연의「월리」 역은 중견 김인태씨가 맡았다. 지금까지 기성극단에서 「월리」역을 맡아온 배우는 김동원 김성옥 한인수 이순재씨.
5번째 「월리」가 되는 김인태씨는 『물질 문명의 지배아래 상대적으로 왜소해져 비극적인 죽음을 맞는 「월리」를 생생히 연기, 관객들로 하여금 그것이 바로 스스로의 삶이라는 충격을 맛보게 하겠다』고 기염이다.
『아일랜드』 『쿠크박사의 청원』 『사람의 아들』 등에서 역량을 과시한바 있는 연출자 윤호진씨도『주인공 「월리」를 보편적 인물로 부각시켜 삶의 비극적 요소는 이미 모든 사람들의 삶 속에 내포되어있다는 사실을 명확히 보여줄 생각』 이라고.
공연시간이 2시간30분에 이르는 이 대작에는 김인태씨를 비롯, 아내「린더」역에 이정희씨, 두아들 「비프」와 「해피」 역에 서학·태민영씨가 분하며 조양건 이필훈 한상매 문성웅 원근희 김영선 송빈 이계선 조정옥씨가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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