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대형 항공 참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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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가장. 최근의 참사는「사우디아라비아」의 수도 「리야드」공항에서 일어난 「록히드」기 화재사건.
8월19일 하오 「사우디」국영 항공 소속 「록히드르라이스타」기가 「리야드」를 출발, 불과 50「마일」쯤 갔을 때였다. 「리야드」의 관제탑에 「록히드」기로부터 긴급무전 연락이 왔다.
『비행기 후미 쪽에 화재가 났음!』
긴급 지시에 따라 「록히드」기는 기수를 돌려 「리야드」공항에 되돌아 왔다. 착륙 후 안심한 기장은 승객들에게 『여러분, 안착입니다』라고 축하한 후 출입문을 열려고 했다. 그러나 문은 굳게 닫힌 채 끄떡도 하지 않았다. 20분쯤 후 비행기 전체가 폭발이라도 하듯이 갑자기 불꽃에 휩싸였다.
눈 깜짝할 사이 비행기 내부는 몽땅 타버렸다. 손쓸 새도 없었다. 구조대가 필사적으로 문을 뚫고 뛰어들었을 땐 3백1명의 승객과 승무원 모두가 사망한 뒤였다.
조사에 나선 「사우디아라비아」당국은 화인을 승객이 들고 탄 「부탄·가스」난로 때문으로 분석했다. 참사의 주원인, 즉 문이 열리지 않은 이유에 대해선 아무도 확실한 단정을 내리지 못했다.
이 사고는 세계 항공 사상 인명피해 규모로는 세 번째의 것이다. 최대 사고는 77년3월 「카나리아」도에서 일어났다.
3월 말, 「카나리아」군도의 최대도시 「산다크루스·데·테네리페」에서 14km 떨어진 「로스·로데오스」공항에서는 「보잉」 747「점보·제트」여객기 2대가 이륙직전 정면으로 충돌, 두 비행기의 탑승자 5백59명이 숨지는 대 참사가 일어났다.
KLM 소속「점보」여객기가 동쪽 활주로 끝을 돌아 막 이륙하려는 찰나 그 보다 약30초 뒤를 이어 이륙지점을 향해가던 「팬암」소속 「점보」여객기와 정면으로 충돌한 것.
KLM에 타고 있던 2백17명의 승객과 14명의 승무원은 전원 사망했고 「팬암」의 승객과 승무원은 총3백95명 가운데 3백28명이 숨지고 67명만이 구조반에 의해 간신히 생명을 건졌다.
사고직후 KLM과 「팬암」 두 회사 관계자들을 중심으로 미국·「스페인」·「네덜란드」 등에서 70명으로 구성된 대규모 조사단을 현지에 급파했으나 막연히 통신시설의 기능 결함, 기장의 판단 착오 등으로만 원인을 유추해 냈을 뿐 정확한 사고원인은 밝혀내지 못했다. 다음으로 컸던 사고는 74년3월 「프랑스」에서 일어났다.
3월3일 상오, 3백33명의 승객과 l3명의 승무원을 태우고 「파리」공항을 출발한「터키」항공사 소속 DC-10기가 이륙한지 불과 5분 후에 「파리」북쪽의 숲 속에 추락했다.
탑승했던 3백46명 전원이 떼죽음을 했다. 사고 원인은 사고 직전까지 아무런 이상도 관제탑에 보고되지 않은 점 등으로 미뤄 폭탄 등 「사보타지」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계자들은 보았다. <정춘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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