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불량 반복되고 체중 줄면 30대라도 내시경 받아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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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암센터 최일주 위암센터장이 30~40대 젊은 여성 위암의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국립암센터]

젊은 여성에게 위암은 낯선 암이다. 2011년 위암 진단을 받은 여성은 1만293명. 그중에서도 30~40대에 발병하는 경우는 19.1%(1965명)밖에 되지 않는다. 하지만 발생환자 대비 사망률은 남자보다, 나이 든 여성보다 높다. 최일주(52) 국립암센터 위암센터장은 “젊은 여성은 위암에 대한 민감도가 높지 않아 뒤늦게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위암의 분류는 어떻게 하나.

 “현미경 조직 검사를 통해 크게 미만형과 장형으로 나눈다. 미만형은 암 세포가 서로 떨어져 흩어져 있다. 전이가 잘 발생하고, 재발도 잘 한다. 상대적으로 병의 경과가 좋지 않다. 한 곳에 모여 덩어리로 자라는 장형은 주로 연령이 높은 사람에게 많다.”

 -젊은 여성 위암이 미만형이 많은 이유는.

 “젊은 위암 환자는 헬리코박터균 감염률이 90% 이상으로 같은 연령대(30~40%)에 비해 훨씬 높다. 그만큼 헬리코박터균의 위암 발생 기여도가 높은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헬리코박터균을 치료하면 미만형 위암을 줄일 수 있다는 걸 증명하기 위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여성에게 더 많은 이유에 대해서는 아직 단정적으로 말할 단계는 아니다.”

 -내시경 검사로 발견할 수 있나.

 “상대적으로 미만형 발견이 어렵긴 하다. 요즘엔 내시경 기계나 의료진의 기술이 좋아져 잘 찾는다. 하지만 미만형 중에서도 ‘버만4형’으로 분류되는 타입은 내시경 검사로도 발견하기 어렵다. 암 덩어리로 구분이 안 되고 위벽 전체가 두꺼워진 형태로 나타난다. 정상적인 위벽은 누르면 들어가는데, 버만4형은 딱딱해서 들어가지 않는다. 경험이 많지 않은 의사는 놓칠 수 있다.”

 -이런 타입(버만4형)이 많은가.

 “국립암센터에서 2005~2014년 위암 수술을 받은 ‘3040 여성’ 위암 환자의 경우 이 타입의 비율이 16.8%로 같은 연령대 남성(4.9%)의 3.4배에 달한다.”

 -30대 여성도 내시경 검사를 해야 하나.

 “국가암검진(정부에서 무료로 암 검진을 하는 사업)에서 위암은 40대 이상 여성에게 해당한다. 40대는 반드시 2년마다 위 내시경 검사를 받는 게 좋다. 2년마다 해도 90% 이상 조기 위암 단계에서 찾아낸다. 30대는 굳이 내시경 검사를 할 필요가 없다. 다만 가족 중에서 위암에 걸린 사람이 있으면 30대라도 내시경 검사를 해보는 게 좋다.”

 -어떤 증세를 유의해야 하나.

 “소화불량이 반복되면서 체중이 줄면 30대라도 위 내시경 검사를 이른 시일 내에 받아야 한다. 위암은 조기 단계에서 발견하면 생존율이 높다. 1기면 5년 생존율이 98% 정도다.”

 -식습관 등에서 주의해야 할 점은.

 “짜게 먹지 말아야 한다. 흡연은 위암 발생 위험을 1.5~2배 높인다.”

김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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