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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청중과 호흡 맞출 자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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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비엔나·필하모닉·오키스트러」의 단원 1백26명이 지휘자「로린·마젤」, 그리고 2·5t에 달하는 악기와 함께 9일 상오11시20분 JAL 971편으로 한국에 왔다. 중앙일보·동양방송 초청으로 한국에 온 이들은 10일과 11일(하오7시) 세종 문화회관 대강당에서「슈베르트」 의 『미완성 교향곡』등을「레퍼터리」로 2회의 연주회롤 갖는다. 다음은 지휘자「로린·마젤」의 회견기.
한국에서의 첫 연주회를 하루 앞둔 9일 낮「비엔나·필」의 단원들과 함께 내한한 지휘자 「로린·마젤」(50) . 초겨울의 정취가 완연한 남산의 한끝이 참밖에 펼쳐진 그의 숙소「호텔 신라」의 8층 방에서 만났다.
큰 키에 보통보다 약간 마른 몸매, 음영이 깃든 섬세한 윤곽의 얼굴이 예술가의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두번째 방한 연주이고「비엔나·필」도 73년에 이어 두번째니까 한국 청중과는 낯이 익어 호흡이 잘 맞으리라 기대합니다.』
유대계「러시아」인을 아버지로「프랑스」에서 태어나 일찍 미국에 이주하여「피츠버그」 에서 유년시절을 보낸 「마젤」은 4세부터「피아노」와 「바이얼린」을 배웠는데 절대 음감을 가진 위에 비상한 음악적 기억력을 나타내 신동으로 꼽히면서 8세때「오키스트러」를 지휘했다.
『어린시절 얘기지요. 이제는 천재가 아니예요』웃으며 자신이 천재가 아니라고 부인한다. 어린 천재로 15세에 이미「베토벤」「브람스」「모차르트」등의 대작을 자신의「레퍼터리」로 넓혔고 풍부한 음악적 경험을 쌓을 수 있었지만 내면으로는 항상 성공해야 한다는 중압감·칭찬에 따르는 부담감으로 크게 어려움을 겪었다고 그는 고백한다.
훌륭한 음악가가 되기 위해서는「타고난 음악재능」이 가장 중요하다고「마젤」은 단언한다. 좋은 귀(이), 음악적인 뛰어난 기억력, 음악을 좋아하는 성향은 학습으로 가능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 위에 피나는 수련이 따라야 한다고 덧붙인다.
지난72년부터 자신이 음악감독으로 있는「클리블랜드」교향악단이 부 지휘자로 앞날이 기대되는 한국 출신의 곽승씨를 선임했다고도 전한다.
『음악 해석가로서 내 자신은「슈트라우스」의「월츠」건「바하」의 작품이건 그 곡의 아름다움을 살리는데 내 자신을 헌신하겠다는 생각으로 지휘를 합니다.』
해외연주를 포함하여 연간 2백여 회의 음악회를 지휘하고 평균 10여장의「레코드」녹음을 하는 바쁜 나날 중에도 틈틈이「바이얼리니스트」로도 활약한다. 작년에는「피아니스트」 인 부인「이스라엘라·마이가리드」와 「쇼송」의「콘체르토」를「테라크」사와 함께 최신혁명적 기법으로「디지틀·레코드」로 만들었다.
이번 극동 연주 여행 중「베토벤」의 『교향곡 제5번』과「슈베르트」의『미완성 교향곡』의 동경연주 실황이 CBS에 의해「디지틀·레코드」로 만들어진다. 두번 결혼을 통해 1남3여를 두고 있는「마젤」은 요리만들기가 취미. 특히「토마토·소스」와 양파를 빼고 흰 우유「치즈」·「살라미·소시지」·생강즙·후추 등으로 만든「스파게티·소스」는 자랑스러운 자신만의 솜씨라고. 82년부터는「비엔나·오페라」가 극장의 총감독으로 취임한다. <박금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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