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비엔날레 책임큐레이터 사퇴…朴 대통령 풍자그림 논란

‘책임큐레이터 사퇴’.

박근혜 대통령을 풍자한 홍성담 작가의 작품 ‘세월오월’ 전시 문제로 논란이 빚어진 가운데 광주비엔날레 책임큐레이터가 사퇴했다.

광주비엔날레 20주년 기념 특별프로젝트 ‘달콤한 이슬-1980 그 후’의 책임큐레이터인 윤범모 가천대 교수는 10일 오전 광주 무등파크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시 파행에 따른 도덕적 책임을 간과할 수 없어 사퇴한다”고 밝혔다.

앞서 8일 광주비엔날레 사무국은 특별프로젝트를 개막하면서 민중미술작가 홍성담의 걸개그림 ‘세월오월’의 전시를 두고 논란을 빚었다.

‘세월오월’은 가로 10.5ｍ, 세로 2.5ｍ 크기의 그림으로 5·18 당시 주먹밥을 나눠주던 오월 어머니가 세월호를 들어올려 아이들을 구조하는 장면을 표현했다.

하지만 작품 속에 박근혜 대통령과 김기춘 비서실장을 허수아비로 묘사한 부분을 두고 광주시에서 수정을 요구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이에 홍 작가는 개막 당일 허수아비로 표현된 박 대통령의 모습을 닭 그림으로 바꾼 수정본을 제출했다. 그러나 광주비엔날레 사무국은 결국 전시를 유보키로 결정했다.

윤 교수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논란을 최소화하고 프로젝트의 취지를 살리려는 노력으로 작가에게 부분적 수정을 제안했고, 작가도 이에 동의해 수정작업을 거쳤다”며 “그럼에도 전시에 대한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전시 총괄 책임자로서의 역할에 한계를 느꼈다”고 밝혔다.

윤 교수는 이어 “‘세월오월’ 전시 유보 결정은 책임 큐레이터의 불참 속에서 강행된 결정”이라고 사퇴 배경을 설명했다.

‘세월오월’ 작품에 대해서는 “세월호 사건을 중심으로 두고 작업을 전개했지만 불행하게도 주객이 전도돼 본질이 잘 드러나지 않았다”며 “특별전의 본래 취지가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온라인 중앙일보
‘책임큐레이터 사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