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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대 출신 편견 딛고 '세계 최정상 하버드대' 교수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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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대에서는 연구 경쟁력이 급상승하면서 국내·외 주목을 받는 스타급 학자들이 잇따라 배출되고 있다. 멀리 미국·유럽 등에서 모교 전북대의 명성을 떨치는가 하면 뛰어난 연구 결과를 세계적인 학술지에 게재해 대학의 위상을 높이는 경우도 많다. 특히 의생명·신재생·부품소재 분야는 국내를 넘어 세계 유수의 대학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탁월한 성과를 내고 있다.

세계 최고 명문대로 불리는 미국 하버드 의대 부속병원인 베스이스라엘메디컬센터(BIDMC)에 근무하는 최학수(39) 부교수는 전북대 출신이다. 고분자나노공학과 93학번으로 전북대에서 학·석사 과정을 마치고 2004년 일본과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이듬해 하버드 의대 부속병원인 BIDMC에서 박사후 연구원으로 재직했다. 2008년부터는 전임강사를 지내다가 만 36세 때인 2011년 4월 조교수에 임용돼 주변을 깜짝 놀라게 했다.

의생명·신재생·부품소재 분야 두각

최 교수는 바이오이미징을 이용한 암 진단·치료 분야에 있어 세계 최고 수준의 실력자로 꼽힌다. 바이오이미징은 세포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직접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일종의 신개념 의학 기술이다. 생명공학뿐만 아니라 기계·전기·전자·화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융합 기술을 적용해 활용 가치가 높다.

최 교수는 2007년부터 암 연구에 관한 성과를 내기 시작해 ‘네이처 나노바이오테크놀러지’ ‘나노레터스’ ‘나노테크놀러지’ ‘바이오테크놀러지’ 등 세계 최고 수준 저널에 연구 논문을 쏟아내고 있다. 2011년부터는 형광물질을 이용한 암 표적 연구를 진행 중이라 또 하나의 큰 성과가 기대된다. 최 교수는 “전북대는 내 학문의 기본을 배운 곳이며, 이를 발판삼아 현재의 자리에 서게 된 것이다. 꿈과 열정만 있다면 세계 어느 무대든 과감하게 도전하라”고 후배들에게 충고했다.

생명공학부 박정희(41) 교수는 스승인 최희욱(66) 교수와 함께 시각신호 전달에 관여하는 중요 단백질인 ‘옵신(Opsin)’의 구조를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둘은 전북대 화학과 선후배 사이다. 박 교수는 독일 베를린 훔볼트대학 박사과정 중 옵신 구조를 밝힌 논문의 제1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연구 논문은 2008년 ‘네이처’에 게재됐다. 박 교수의 연구는 오구치병이나 스타가르트병·망막색소변성증 등 실명을 야기하는 선·후천성 안과 질환 예방과 치료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주거환경학과 박희준(50) 교수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불에 잘 타지 않는 친환경 목재를 개발했다. 불에 잘 타지 않는 도료를 목재에 코팅하는 기존 방법 대신, 목재에 균일한 수지(인산암모늄 등)를 주입하는 방법을 활용했다.

이 기술은 특허취득과 친환경인증, 국제규격(ISO 5660) 인증을 받아 상용화하고 있다. 박 교수의 연구는 90% 이상을 수입에 의존했던 국내 난연 목재의 수입 대체 효과는 물론, 목조 주택의 화재 예방에도 큰 도움을 주고 있다.

활발한 논문 게재, 국제특허 등록

BIN융합공학과 이승희(46) 교수는 정보디스플레이 분야의 세계 최고 전문가 중 하나로 인정 받는다. 그는 2008년 세계정보디스플레이학회(SDI) 석학회원(SDI Fellow)에 선임됐다. 석학회원은 SDI에 소속된 3000여 명의 회원 중 0.1%만 받을 수 있을 정도로 선임되기 어렵다.

2012년에는 고화질·고성능 휴대전화 및 태블릿PC 등에 상용화되고 있는 광시야각 액정기술(FFS)을 개발해 SDI의 특별공로상을 받기도 했다. 2001년부터 전북대에서 교수로 재직한 그는 액정디스플레이 기술 및 신소재 개발 분야에서 활발한 연구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금까지 200여 편의 국제과학기술논문색인(SCI) 등재 학술지에 논문을 게재하고, 100건 이상의 국제특허를 등록했다.

이승희 교수와 같은 과에 재직 중인 이중희(54)교수는 ‘수소자동차’개발의 핵심주역이다. 수소자동차는 연료를 무한대로 사용할 수 있고 매연이 없다는게 장점이다. 하지만 연료저장 기술이 떨어져 안전성이 확보에 문제가 있고 저장통의 부피가 크다. 최근 이 교수는 꿈의 신소재로 불리는 그래핀을 활용해 기존 소재 보다 100배 이상 효과를 낼 수 있는 수소차단막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자동차뿐 아니라 로켓 추진체·의료 장비 등 미래기술에 다양하게 활용이 예상된다. 이 교수는 신개념 융합형 차단층 연구와 관련해 지난해에만 SCI 논문 39편을 발표하고, 국내외 특허 11건 출원 등 탁월한 성과를 내고 있다.

신소재공학부 이철로(53) 교수는 차세대 반도체 원천기술 개발의 선두 주자다. 기존 반도체 소재에 비해 품질이 우수한 나노선을 이용해 초미세 나노 크기의 LED를 제작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나노 전자소자와 나노 크기의 LED 광전자 소자가 융합된 새로운 개념의 나노반도체 제작 원천기술로 향후 다양한 분야의 활용이 기대된다.

연구 결과는 나노과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 저널인 나노 레터스에 실렸으며, 국내뿐 아니라 해외 특허 출원도 진행 중이다. 이 교수는 첨단 과학기술 분야의 핵심 인력 양성사업인 BK21 플러스의 ‘나노전자정보재료사업팀’을 진두 지휘하고 있다. 

권철암 기자 kwon6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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