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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여성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아동문학가 강소천씨의「어린이 사랑하는 마음」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소천아동문학상의 15번째 수상자가 『조약돌 마을』 『동그란 마을』 『도토리마을』등 3편의 『…마을』장 시집을 낸 분 「베드로」수녀 (40)로 결정됐다.
분 수녀는 강원도원주출신으로 원주여상을 졸업한 후 곧 한국 순교 복자 수녀원에 들어가 지난 4월21일로 수녀생활 21년을 맞았다.『이따금 산새가 그림자를 적시고/나뭇잎이 바람으로 주름 지우다』등 예쁜 시심에 마음이 끌릴 뿐 아니라 어린이들에게 많은 사랑과 감동을 줄 것으로 믿는다는 게 심사위원들(김동리·김도섭·윤석중·어효선·최금갈)의 일치된 의견.
그러나 정각 본인은 『동요가 뭔지, 동시가 뭔지 아무것도 모르고 그냥 썼을 뿐』이라며 수줍게 웃는다.
동시를 쓰게 된 것은 수녀원에 들어온 직후 당시 총장수녀이던 윤 「안드레아」수녀의 엄명(?)과시인 김남저씨의 독려 덕이었다고.
『어느 어느 날까지 백 편을 써내라』는 총장수녀의 말씀에 순명 하다보니 몇 권의 책까지 갖게 되었다는 그녀가 즐겨 다루는 소재는 장심보다는 자연.『도토리마을』에 실린 작품들만 보아도「비 갠 날」「이슬」「가을하늘」「그믐밤」「산새 집」「아지랭이」「햇빛」 「미류나무」「가을」 등 어린 날의 추억이 담뿍 담긴 주위의 자연을 극도로 절제된 언어로 영롱하게 그려놓고 있다.
73년 새싹 문학상을 받은 적이 있어 상은 처음이 아닌데도 『수도자로서 여러 사람 앞에 선다는 것이 꼭 두건 벗고 한길로 뛰쳐나가는 것처럼 쑥스럽고 두렵다』고.
작품은 주로 취침시간이나 여행 중 기차 안에서 쓰며 현재 몸담고있는 한국순교복자수녀원 (용산구청파동2가) 에서는 총 경리 직을 맡아 수녀원 살림을 지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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