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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대통령 민정시찰 어젯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전두환 대통령은 9일밤 11시18분부터 55분까지 37분간 서울시내 민정시찰을 했다.
전대통령은 광화문-남대문-서울역-신세계백화점-회현동-남산제2「터널」입구-명동파출소-중앙극장-무교동-광화문-동십자각「코스」를 차량으로 시찰하고 신세계백화점 뒷골목에서는 잠시 차에서 내려 노점상·청소원 등과 대화도 나눴다.
전대통령은 통행금지시간직전에 서울시내를 시찰한 뒤 『통금이 임박하니 대부분의 차량들이 교통규칙을 위반하고 속도를 내 한번 다치면 인명피해가 불가피하게 되어있다』고 지적하고 『통금시간이 임박해서 차량과 보행자들의 준법정신이 결여되어 있는데 앞으로 비서실이나 경호실차량들의 월권위반행위에 대해서는 응분의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전대통령은 이날밤 신세계백화점 뒤 포장마차 집에서「도너츠」를 사면서 주인 최인숙 여인에게 『오늘 얼마나 매상이 되었느냐』 『얼마나 남느냐』 『집이 어디냐』등을 물었다.
전대통령은 최여인이 팔고있는「도너츠」가 얼마냐고 물으면서 남아있던 6개를 다 싸달라고 한 뒤 거스름돈을 받지 않고 1천원을 지불했다.
최여인은 전대통령을 알아보고 당황하면서도 감격한 표정을 지었다.
전대통령은 또 이 부근에서 일하고있는 중구청 청소원 권형진씨에게 다가가『굉장히 지저분하군요. 청소가 다 끝나고 집에 들어가면 통행금지가 넘겠군요』라고 말을 걸었다.
권씨가 우리청소원들은 지금시간부터 새벽까지 청소를 한다고 대답하자 전대통령은『집에 들어가는 시간이 몇 시쯤 되느냐』 『통행금지에는 지장이 없느냐』고 물었다. 이어 전대통령은 권씨에게 현금2천원을 꺼내 야식비로 격려했다.
명동파출소에 들른 전대통령은 근무중인 김육헌 경위등 근무자들을 격려하고『요즘 거리질서가 어떠냐』고 묻고 폭력사범단속이후 매우 조용하다는 대답에 『다행이구먼. 앞으로 폭력사범에 대해서는 계속 강력히 단속을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전대통령은 『명동파출소가 어느 경찰서소속이냐, 경찰관과 방범대원은 몇 명이냐, 어떤 요령으로 근무하느냐』를 물은 뒤 소장의 설명을 듣고는 대통령의 방문에 대해 상부에 보고하지 말라고 김소장에게 지시했다.
전대통령은 차중에서 경호원에게 『초소의 경찰관이 내가 밖에나가는것을 어떻게 아느냐』 고 묻고 『본관에서 출발하시면 초소로 연락됩니다』라는 보고에『이렇게 나갈 때는 누가 나간다는 사실을 일체 연락하지 말라』며『그래야 들어올 때 초소근무자의 근무요령도 볼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전대통령은 무교동 시찰중 경찰「사이카」가 많이있는것을 보고 『이 늦은 시간에 저 친구들이 고생하고 있구먼. 이 시간에 왜 저 많은 차가 나와 있느냐』고 묻자 수행원이 통금시간직전에 과속으로 인한 각종 교통사고가 많기 때문에 그 단속을 위해서 많이 출동된다고 대답했다.
이날 대통령행차는 교통소통량과 시민의 통행이 한산하고 특히 시민과의 면담은 어두운 뒷골목과 명동파출소에서 했기 때문에 직접면담자였던 청소원도 전대통령을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시민들에게는 전혀 알려지지 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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