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은 고향을 향해…미담2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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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홀몸으로 세 아들을 대학까지 가르친 할머니가 고희를 맞아 아들들의 효성을 모아 1천만원 기금의 장학회를 설립했다. 19세에 고향을 떠나 각고 끝에 자수성가한 재일동포는 애틋한 망향의 정성을 담아 고향마을에 아담한 경로당을 지어 기증했다. 밝고 따뜻한 새사회를 여는 미담2제가 경북 금릉과 충북청원에서 꽃피었다.
○…홀몸으로 세 아들을 대학까지 가르치고 자신의 70회 생일기념으로 아들을 시켜 벽지중학교에 기금 1천만원의 장학회를 설립토록한 억척할머니는 우선이씨 (경북 금릉군 지례면 교리) .
지난달 27일 낮12시 경북 금릉군 지례면 지례중학교에서 동창생·마을주민·학생 등 1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이 학교 1,2회 졸업생인 박종희(46· 서울 논현동) ·종진(44·대구시남산동) 씨 형제가 모친의 아호를 딴 유심장학회를 발족시켰다.
장학회가 설립된 것은 오로지 우할머니의 뜻.
우할머니는 16세때 결혼, 슬하에 아들 3형제를 뒀으나 남편 박종태씨가 일찍 병으로 세상을 떠나 36세의 젊은 나이에 살림을 떠맡게 됐다.
어려운 살림에 남편의 약값을 대느라 끼니 조차 잇기 어려운 형편이었지만『무슨 일이 있어도 자식만은 가르쳐야겠다』는 일념으로 우할머니는 팔을 걷고 나섰다. 품팔이·행상에서, 마을시장 한귀퉁에서 국밥을 말아 팔면서 아들3형제를 모두 경북대를 졸업시켰다.
사회에 나선 아들들은 모두 성공, 큰아들은 삼성직물 (서울) 대표로 , 둘째아들은 삼풍산업(대구)이사가 됐다. 불행하게도 막내아들은 교통사고로 4년전 세상을 떠났다.
남부럽지 않게 살게된 형제는 자신들을 위해 평생을 바친 어머님께 보람된 효도를 하기로 결심하고 모친의 70회 생일에 모친의 뜻을 물어 결실을 보게된 것.
형제는 어머니의 뜻을 받들어 5백만원씩 1천만원의 기금으로 장학회를 만들었다. 설립식이 끝난 후 마을주민 3백여명을 마을회관에 초청, 푸짐한 잔치까지 베풀고 지금은 고향을 떠났으나 어려울때 도와 준 이웃에 감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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