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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시대」에 기대...태극기 만발|전국곳곳경황「무드」넘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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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거리마다, 골목마다 태극기가 물결쳤다. 일부지방에 억수같이 내리던 비도 이날 따라 멈추고 오랜만에 햇볕을 보였다. 제11대 전두환 대통령이 취임한 1일. 임시공휴일인 이 날 무료로 개방된 고궁과 유원지 등에는 아침부터 손과 손을 잡은 시민들이 몰려 경축「무드」속에서 즐거운 하루를 보냈다. 서울 광화문네거리와 한강의 9개 교량을 비롯한 건국 곳곳의 공동건물과 길거리에는 경축「아치」와 탑, 그리고 대형 현수막이 나붙어 축제분위기를 더욱 돋웠다. 한편 전대통령의 고향인 경남 합천군에서는 연5일째 계속되는 각종 경축행사가 취임식 날을 맞아 결정을 이뤘다.

<식장주변>
취임식장인 서울잠실실내체육관주변 일대는 취임식에 참석하기 위해 온 각계 인사들의 차량행렬이 상오10시쯤부터 줄을 이었다.
식장으로 들어가는 동·서·남·북 4개 문엔 문마다 대형경축헌판이 결렸고 체육관 진입로의 경축「아치」를 비롯, 주변「아파트」에도 대형 태극기와 현수막이 붙어있어 잠실일대는 엄숙하고 경건한 가운데 경축분위기로 가득 찼다.
특히 체육관 앞 30여 평되는 정원의 화분엔 「샐비어」꽃이 빨갛게 만개, 파란9월의 하늘과 조화를 이루며 식장 주변을 장식했다.
미처 식장에 들어가지 못한 일부시민들은 밖에서나마 잠실실내체육관을 지켜보며 축하의 눈길을 보내기도 했다.
보다 가까운 곳에서 전대통령의 취임을 축하하기 위해 아빠를 졸라 이곳에 왔다는 김경구군(11·서울삼양국교 5년) 은 『열심히 공부해서 김두환 대통령처럼 훌륭한 사람이 되겠다』고 가슴을 펴 보였다.

<거리>
중앙청·시청 및 취임식장인 잠실실내체육관 등 서울시내 8곳엔 적·백·청의 주름휘장과 봉황·무궁화무늬로 장식된「경축 제11대 전두환 대통령취임」이라고 쓰인 현판이 나붙어있었다. 정부종합청사건물엔 초대형태극기가 휘날렸다.
또 광화문네거리의 대형사진「아치」를 비롯, 고속도로서울진입로·한강의 모든 다리 등 서울시내에는 대·소형 「아치」14개·경축 탑13개가 세워졌다. 관공서와 주요고층건물에도 태극기·축하현수막이 나란히 걸렸다.
이밖에 세종로 등 서울시내 6개 주요도로는 7천3백장의 태극기로 장식되는 등 서울거리는 온통 경축분위기로 휩싸였다.
임시공휴일로 지정된 이날 상가와 백화점이 문을 닫아 거리는 비교적 한산한 편이었으며 각 가정에선 집집마다 태극기롤 내다 걸고 온가족이 TV앞에 모여 앉아 제11대대통령의 취임광경을 지켜봤다.

<고궁·유원지>
일반에 무료로 공개된 경복궁 등 4대 고궁과 어린이대공원엔 꼬마들의 손을 잡고 나온 관람객들로 붐볐다. 특히 고궁마다 무궁화 꽃이 때 맞춰 만발, 경축 분위기를 한층 북돋웠다. 아이들과 어린이대공원에 놀러왔다는 시민 이경업씨(59·서울이태원동258의244)는 『새 시대를 이끌어갈 새 지도자로서 전대통령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기념행사>
축하연회에 이어 서울남산에서는 하오7시40분부터 30분 동안 밤 불꽃놀이가 벌어져 2천 발의 폭죽이 밤하늘을 수놓는다.
또 이날 밤 통금이 해제된다.
그러나 취임식을 엄숙하고 검소하게 거행한다는 취지아래 외교특별사절을 초청하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로 종전에 실시되었던 세종문화회관에서의 경축공연·기념「메달」제작·축하비행·기념승차권발매·경축장식「버스」및 열차운행 등은 하지 않았다.

<특별사면>
상오10시 전국30개 구치소·교도소에서는 모두1천1백39명이 특별사면 또는 특별 가석방돼 기다리던 가족·친지 품에 안겼다.
이날 수원 교도소에서는 유일한 외국인으로 미국인「네티·루이즈·맬트비」씨(51·여·마약사범)가 특별 가석방됐다.
장해치사 혐의로 5년형을 선고받고 안양교도소에서 복역하다 석방된 이재발씨 (26)는 『폭력전과자라는 누명을 씻고 새로운 일꾼으로 새 출발하고 싶다』며『사회에서도 우리를 따뜻하게 받아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법무부는 이날 건국 구치소·교도소·소년원에 수감 중인 재소자들에게 특별 급식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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