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의 '캐디 타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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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운드 도중 샷이 잘못됐을 때 캐디에게 화풀이하는 골퍼들이 예상 외로 많다. 샷을 잘한 것은 '내 실력이 좋아서'지만, 잘못한 것은 '캐디가 서툴러서'라는 것이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사진)가 지난 14일 끝난 마스터스 골프대회에서의 부진과 관련, 자신의 캐디에게 책임을 돌렸다가 구설수에 올랐다.

우즈는 경기 후 CBS방송과의 인터뷰 때 이례적으로 캐디 스티브 윌리엄스를 맹비난했다.

우즈는 "당시 3번홀에서 아이언으로 티샷을 하려고 했지만 윌리엄스가 드라이버를 치라고 했고, 그바람에 티샷 미스를 저질러 더블보기를 범하며 상승세가 꺾였다. 순전히 윌리엄스 탓"이라고 말했다.

USA 투데이지(紙)는 수백만 시청자 앞에서 자신의 캐디를 흉본 우즈를 가리켜 "클럽 선택의 최종 결정은 골퍼 본인이 하는 것이다. 우즈는 기본을 모른다"고 일침을 놓았다.

이 신문은 또 "윌리엄스는 지난해 스킨스게임 때 주인(우즈)의 샷을 방해한 카메라를 빼앗아 던져버린 충복이었다"고 덧붙였다.

우즈는 마스터스에서 2라운드까지 합계 5오버파를 쳐 가까스로 컷오프를 면한 뒤 3라운드 들어 심기일전, 6언더파 66타를 몰아치며 공동5위로 뛰어올라 강력한 우승후보로 거론됐다.

최종 4라운드에서도 2번홀에서 버디를 잡아 합계 2언더파로 상승세를 타는 듯했지만 문제의 3번홀에서 친 드라이버샷이 진달래 화단 아래에 떨어져 결국 더블보기를 범하며 무너졌다.

우즈는 이후 감정을 추스르지 못하고 3개의 보기(버디 1개)를 더해 합계 2오버파 공동 15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성백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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