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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시대의 요청과 과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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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전두환대통령이 l일 제11대 대통령에 취임함으로써 그를 수반으로 한 새 정부가 공식적인 출범을 했다.
전대통령은 헌법 제46조에 따라『국헌을 준수하고 국가를 보위하며 국민의 자유와 복리증진에 노력하고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위해 대통령으로서 직책을 성실히 수행할 것』을 국민 앞에 엄숙히 선서하고 이어 앞으로의 국정방향을 밝히는 취임연설을 했다.
전대통령은 취임사에서 『깨끗하고 서로 믿는 정의로운 새 사회와 부강한 복지국가를 건설하는 것이 오늘을 사는 우리의 시대적사명』이라고 선언하고 우리가 지향하는 민주복지국가는 ⓛ우리의 정치풍토에 맞는 민주주의를 토착화하고 ②진정한 복지사회를 이룩하며 ③정의로운 사회를 구현하고 ④교육혁신과 문화창달로 국민정신을 개조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전대통령은 또 국민이 정부를 불신하는 1차 적 책임이 정부와 공직자에게 있는 만큼 앞으로 모든 공직자의 부정부패를 계속 척결함으로써 정직한 정부로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동서고금을 막론, 사회개혁을 주도하는 세력이 처음에는 대단한 열의와 정의감을 갖고 출발했다가도 시간이 흐름에 따라 그들이 부패해서 국민의 불신을 받게되는 일이 많았지만 그러한 전철은 결단코 되풀이되지 않을 것이라고 한 대목은 특히 국민적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고 믿어진다.
우리는 거듭 전대통령의 취임에 대해 진심으로 축하하는 뜻을 전하면서, 국정의 최고책임자로서 탁월한 영도력을 유감없이 발휘, 이 나라의 융성과 발전에 기여해 줄 것을 간절히 바라고자 한다.
북한공산집단의 침략위험에 대비하고 나날이 어려워 가는 국제환경 속에서 우리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국민적 단합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전대통령이 정직·성실·근면한 사람이 존경받고 대우를 받는 사회를 건설하겠다고 다짐한 것도 국민적 화합을 염두에 두고 한말로 풀이되거니와, 사회 어느 한 구석에도 그늘지고 응어리진 데가 없도록 어루만져주는 적극적인 시책은 국민 모두의 한결같은 바람일 것이다.
「정의로운 사회」란 결국 도의에 바탕을 둔 사회를 의미한다. 서로 믿고 서로 위해주고 서로 화평하는 것이 도의사회의 근간인 것이다.
서로가 인자롭고 신뢰할 수 있는 사회를 이룩하는데는 물론 사회성원간, 각계층간의 화합분위기와 위화감을 없애려는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이를 뒷받침하는 지도자의 결단이라 하겠다.
그런 점에서 전대통령이 자신의 대통령 당선이 정권의 차원을 넘어 새 역사창조에 신명을 바쳐 일하라는 국가적 소명에 따른 것이라고 보고 사심 없이 주어진 책무를 완수하겠다고 한다짐은 의미심장하다.
그리고 지금까지의 사회정화운동이 부정적 요소를 물리적 힘으로 처리하는데 그쳤으나 앞으로는 긍정적 요소를 고취하는 방향에서 추진하겠다 고한 발언은 국민적 화합이란 시대적 명제에 비추어 바람직한 일이라 하겠다.
우리가 당면한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과제인 안보의 요체도 결국은 국민적 화합인 것이다. 지도자가 사심을 버리고 오직 국가와 민족을 위해 봉사할 때 국민적 화합은 이룩되는 것이며, 국민이 정부나 지도자를 신뢰할 때 안보의 벽은 두터워지게 마련이다.
「10·26사태」이후 비록 일시적이나마 북괴의 오판 위험까지 부른 사회적 혼란이 있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 때문에 자칫 해이해질 뻔한 안보 의식이 더욱 다져진 것은 다행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안보태세를 강화하는 것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은 경제발전을 착실히 이룩해 나가는 일이다. 지속적인 경제성장은 복지사회의 기반이 될 뿐 아니라 자주국방의 초석이 되기 때문에 안보와 경제성장은 기설 표리의 관계에 있는 것이다.
이 두 가지의 국가적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우리의 외교를 한층 강화하는 일이 중요하다. 전대통령은 앞으로의 경제운용방식은 민간주도형으로 하고 외국의 자본과 기술을 과감히 도입. 우리기업의 국제경쟁력을 강화해나가겠다고 천명하고 있다.
우리 나라는 이제「세계 속의 한국」으로 성장했고 세계적인 주시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은 70년대에 이룩한 우리의 경제발전 때문이다. 요즘의 침체를 벗어나 다시금 착실한 성장을 기약하기 위해서 미국·일본을 비롯한 우방과의 경제협력관계를 한층 강화해 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
외교란 내치의 반영이다. 우리의 내부가 국민적 단결로 안정되고 발전의 기상으로 넘칠 때 국제사회에 있어서 우리의 성가와 지위는 높아지게 되며, 우리의 안보와 경제성장을 다지기 위한 외교도 핵률적으로 추진될 수 있는 것이다.
전대통령이 민주주의를 인류의 보편적 가치로 보고 새 정부가 민주주의가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하나씩 다져나가겠다고 한 것은 마음 든든하다. 특히 민주주의의 토착화를 위해 헌법 절차에 의한 평화적 정권교체의 전통을 반드시 확립하겠다고 한 것은 우리의 정치발전과 관련, 새삼 되새겨 볼만한 대목이라 하겠다.
참다운 민주주의가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정치풍토가 개선되어야 한다고 지적한 그는 정계개편과 정치인의 세대교체가 불가피하다고 했는데 그것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현될지 큰 관심거리가 아닐 수 없다.
전대통령의 언행을 보면 그가 남다른 과단성과 함께 솔직하고 성실한 성품의 지도자임을 알 수 있다.
국민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국민의 신뢰를 바탕으로 정직하고 능률적인 정부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한 말이라든지, 공약한 것은 어떠한 일이 있어도 지키겠다고 한 발언에서 우리는 국가원수로서 그의 진실성과 겸허한 자세를 엿볼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성실성과 사심 없는 겸허한 자세가 그의 강력한 「리더십」과의 조화 속에 국정에 반영되어 새 시대를 한결 밝게 이끌어 주기를 간곡히 당부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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