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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군개척 험한길 결연히 걷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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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새 역사 새 물결 새 결의」라고 쓴 글자판이 식장앞 산중터에 세워져 시야를 꽉 메웠다. 전두환장군은 단상앞줄에 부인 이순자여사·장남 재국(21)·2남 재점(16) 군과 함께 주영복국방부장관과 나란히 앉았다. 그 양쪽에 민관식국회의장대리부부·이영섭대법원장부부가 자리잡았다.
그밖에 단상에는 현역장성들과 이응준·정일권·백선엽·서종철·노재현·최전록·최영길·유재흥·정내혁·문병권·문형태·이주일·이맹기·유근창·방경원·김신씨등 예비역 장성과 대법원관사등 5백여명이 자리를 메웠다.
○…하오2시 전두환장군은 부대장실에서 나와 주영복장관과 나란히 식장에 도착했다. 전장군은 주장관에게 자리를 권하면서 착석. 사회자가 『입석상관에게 경례』라고 하자 제복의 4성장군은 반듯한 자세로 거수경례했다.
「10·26이후 국기전보전에 헌신한 공」으로 태극무공훈장이 수여되고 전장군은 열병에 나섰다. 주장관과 나란히 「육본~의장1」「지프」에 오른 전대장은 자신이 지휘했던 부대자들을 5분동안 사열했다.
○…전장군은 식장왼편에 도열한 5개의 깃발앞에서 한참동안 시선을 떼지못했다. 25사단72연대3중대기에서부터 30대대·1공수특전여단·1사단·보안사령부등 전장군이 지휘관을 거친 부대기들이었다. 역전의 깃발앞에서 감회에 젖은듯 전장군은 옆에선 주장관에게 지난 일을 회고하는 한마디를 건넸다.
○…전장군이 전역사에서 차분한 목소리로 30년 군생활을 회고하고 국정의 과제를 적시한뒤 『여러분곁을 떠나려니 섭섭하고 아쉽고 감회가 말로써 형용할 수 없읍니다.
그러나 여러분과 더불어 군생활을 통해 체득한 애국충정과 희생정신으로 국운개척의 험한 길을 결연히 헤쳐나가겠읍니다』라면서 말을 끝맺자 식장은 박수로 뒤덮였다.
○…전장군은 부대장으로부터 기념패를 받은뒤 부대장에게 자신의 손때가 묻은 지휘봉을 답례품으로 줬다. 도열했던 장병들이 부대장을 선두로 분열할 때 전장군은 시종 입가에 미소를 띠면서 올린 손을 내리지 않았다.
○…50분만에 식이 끝나면서 육군군악대의 「올드·랭·자인」이 울려퍼지는 가운데 부대전장병들은 정문까지 도열, 떠나는 장군을 환송했다. 전장군은 차에 오르기전 내빈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눴다.
○…이날 식장에는 대장기가 온통 뒤덮였고 M48A5K 국산신예전차와 각종포·「토」·장갑차등이 도열, 엄숙한 분위기를 더했다.
19발의 예포가 울려퍼지는 가운데 전장군에 대한 경례가 있은 뒤 이날 전역식은 모두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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