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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자동차 홍수에 「유럽」도 초비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에너지」 절감의 소형에 저렴한 가격의 일제승용차가 전세계를 휩쓸면서 구미의 자동차생산국들이 뒤늦게나마 자구책을 강구, 비상대책수립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미 오래전부터 세계시장을 독점하고있는 「카메라」와 녹음기처럼 자동차까지 일본의 독점상품화하리라는 것이 구미의 우려인 것이다.
때문에 구미각국이 일제승용차에 대해 다투어 수입용 규제하는것도 무리는 아닌것 같다.
영국은 지난 78년부터 일제승용차의 수입「쿼터」를 77년 수준으로 묶었으며 「프랑스」는 불일비밀협상을 통해 일제승용차의 시장점유율을 3%이하로 제한하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이탈리아」는 일제승용차의 수입량용 연간 2천2백대로 제한. 그런가하면 「스페인」은 아예 일제승용차의 수입을 전면 불허키로 결정했다.
이와 함께 미국은 자동차노조가 외국산 자동차의 수입관세를 현재의 2.9%로부터 20%로 인상해달라고 요구중이며 서독 역시 구체적인 방안을 협의중에 있어 자동차생산국마다 일본과의 「자동차경쟁」에 휩쓸려 있다.
이처럼 일제자동차가 문제인 것은 일본이 생산량에서 이미 지난67년에 서독을 능가한데 이어 80년에는 연간 1천1백만대로 미국보다도 앞서 「자동차왕국」으로 자리를 굳힐수 있기 때문이다.
뿐더러 「에너지」절약형이자 값이 싸다는 이점때문에 국제시장에서도 무적, 구미의 자동차업계를 위협하고 있다.
미국의 자동차시장이 이미 일본에 완전 항복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지난해까지 미국안에서 운행된 일제자동차는 2백7만대였음에 비해 금년에는 2백50만대, 더욱 시장점유율이 25%에 이르러 미국업계는 아사직전의 위기인 것이다.
이처럼 미국에 성공적(?)으로 상륙한 일본이 「유럽」대륙으로 눈을 돌린것도 당연한 일이다. 「유럽」 각국의 끈질긴 수입규제에도 불구하고 지난해까지 95만7천대이던 「유럽」안 일제승용차가 금년에는 1백20만대로 높은 증가를 보이고있다.
더욱 시장점유율도 갈수록 높아 「노르웨이」「에이레」「핀란드」등은 이미 20%를 상회하고있으며 심지어 「자동차왕국」이라는 서독에서조차 8.7%라는 높은 수치를 과시하기에 이르렀다.
서독에서 일제인 60마력짜리 「도요따」「크롤라」가 1만6백40「마르크」(한화 약3백70만원)인데 반해 같은 성능의 서독제「골프S」가 1만1천7백「마르크」(3백98만원)라면 의문은 간단히 풀리게 된다.
이처럼 값이 싼데다 「에너지」절약형인 만큼 고객들이 쇄도, 「유럽」에선 공급부족현상까지 빚고있는 형편이다.
일제승용차가 이처럼 세계를 휩쓰는것은 77년 기준 「도요따」의 연평균 취업자당 생산량이 51.3대인데 반해 서독 「플크스바겐」은 12.3대에 그치고있다는데에 그 원인이 있다. 그렇다면 구미제국이 아무리 일제승용차에 수입규제를 가한다해도 「일본홍수」를 막기엔 힘들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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