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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대한 생사 수입 「쿼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예년과 마찬가지로 한일생사 「쿼터」협의는 일본측의 기피로 기일을 넘긴 채 공전을 거듭하고 있다.
일본측은 지난 6월의 한일생사 「쿼터」협의에서 80년도 생사·견년사·견직물의 대한수입 「쿼터」를 전년의 50%로 하겠다는 주장을 내놓음으로써 회의를 결렬시킨바 있으나 오는 9월의 2차 회의에서도 종전의 태도를 고수하리라는 것이다.
한일양국의 생사무역을 돌이켜 보면 일본의 상혼을 새삼 느끼게 되는 것이다. 한국은 한일국교가 정상화된 이후인 68년부터 일본에 생사를 수출하기 시작했다.
한국산 생사의 품질을 인정한 일본측은 그 후에 대규모 시찰단을 파한 하여 한국에서 더 많은 생사를 생산토록 요청했고 한국은 그에 응하여 상전을 확장하는데 애써왔다.
그러다가 7O년 초에 들어 중공 산이 투입해 들어오고 일본국내의 양당농가보호라는 자민당의 선거득표술 때문에 일본측은 태도를 표변하여 73년부터 일방적으로 수입규제를 강행했다.
이와 함께 한국에 대해 「쿼터」제를 질시한다고 통고하여 그때부터 매년4월1일부터 익년3월말까지 양국의 협의를 거쳐 「쿼터」를 해당한 것이 오늘에 이르고 있다.
국제신의나 상도의가 자국의 이익추구 앞에 얼마나 무의미한가를 한일생사무역은 말해주고 있다.
특히 일본이 생사수입 규제를 내건 시기가 「아이니컬」하게도 미국이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각 국의 섬유수입규제 조치를 취하려는 때였다는 것이다.
그 당시 일본 조야는 자유무역의 원칙을 내세우면서 미국의 수입규제정책을 맹렬히 비난했으나 한쪽으로는 한국의 생사를 수입 규제하는 이율배반적인 행동을 서슴지 않았다.
더욱이 미국의 섬유수입규제 등 대부분의 수입제한 조치는 매년 「쿼터」증율을 전제로 하고 있는 것임에도, 유독 일본의 생사수입제한은 수입량을 해마다 삭감한다는 태도로 일관하고있다.
작년의 대일 생사수출 「쿼터」는 생사 2만3천8백80표, 견년사 1만1천7백표, 견직물 1천55만 평방「미터」이나 이 가운데 생사는 1만1천6백80표가 소화되지 않고 있다.
일본은 수입재고가 많고 국내수요가 감소하고 있다는 이유를 들고 금년에는 생사한입공고마저 않고 있어 사실상 수출할 길을 봉쇄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생사의 가격 면을 검토해보면 일본의 설명이 타당성을 잃고 있다는 점을 쉽게 간파할 수 있다.
한국생사의 생산비는 Kg당 19·10「달러」이며 대일 수출가격은 19·77 「달러」인데 비해 일본의 국내가격은 지난7월23일 현재 30·61「달러」라는 높은 선에서 결정되고 있다.
당연히 일본국내의 소비자를 위해 가격을 인하할 수 있는데도 얼마 안 되는 국내의 양잠물가를 보호한다는 구실로 소비자의 희생을 강요하고 있는 셈이다.
국제적인 분업이나 비교우위론을 무시한 정략이 아닐 수 없다.
또 하나의 이면에는 중공의 「덤핑」이 있고 일본특유의 경제적 동기가 작용하고 있다.
중공은 한국 산에 비해 심하면 Kg당 1 「달러」까지 싸게 수출하고 있다. 그래서 일본의 태도는 의식적으로 한국 제를 견제하면서 중공에 영합하지 않는가 하는 의심이 가게 하는 것이다.
그러한 자세가 한일양국의 경협에 무슨 보탬이 될 수 있을 것인가를 일본은 냉철히 평가해야 한다.
반면 한국의 생사수출업계는 그동안 구주지역 등에 시장을 다변화한 실적을 더욱 확대하여 신 시장개척에 주력함으로써 대일 의존에서 탈피토록 해야겠다.
금년도 한국의 생사공급양은 생산7만3백52표, 이 월분 7천3백78표를 합쳐 7만7천30표이나 수출계획은 6만8천3백70표에 그쳐 약1만 표의 차 년도 이월이 불가피하다.
이 수출 물정도 계획대로 내보낼 수 있을지 지금으로선 확신할 수 없으므로 품질고급화, 다양한 제품 개발로 최대한의 시장확보에 나서야한다.
그래야만 대일 생사수출에서 감수해야하는 불리한 조건도 약화시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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