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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의 잘못된 한국관|바로잡기에 힘을 쓰겠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시국이 어려울 때에 무거운 책임을 지게돼 책임을 다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7대 주일대사로 임명된 최경록대사는 14일 서울 창성동 자그마한 집에서 기자와 만나 먼저「책임」을 강조했다.
최대사는 이번에 중책을 맡겠다고 한 것은(스스로 고집을 부렸다고 표현) 시국도 중요하지만 정부가 부조리를 척결하는 등 새 시대 새 국가건설에 열의를 보이는데 공명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과거 10년 가까이 「멕시코」와 영국대사를 지낸 최대사는 『외교관 생활에서 외교의 성패는 개인 역량에 달린 것이 아니라 국력에 있음을 절실히 느꼈다』며『지난 10·26후 난국을 슬기롭게 극복해 온 우리국민의 저력이야말로 무엇보다도 큰 국력』이라고 했다.
-한일 간의 관계를 어떻게 보는지요.
『일본은 역사와 민족·지리적인 위치에서 가장 가까워야 될 나라인데도 거리가 좀 있는 듯한 인상입니다. 방한중인 「가네마루·신」 (금환신) 일본 자민당의원을 만났더니 일본에서 듣던 것과는 딴판으로 서울이 평화스럽다고 하더군요. 정치문제를 포함해 일본언론이 편견을 갖고 우리문제를 다룬 것 같은데 일본인들이 많이 우리나라를 방문하면 잘못된 인식을 바로 잡을 수 있다고 봅니다. 일본언론과 한국언론을 맺어주는 언론인 교류문제도 생각해 보겠습니다.』
80년대의 한일관계는 어떤 방향으로 발전하는 것이 바람직할까요.
『첫째, 극동안보를 위해 일본이 한국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한일양국이 계속 결속해야 한다는 것을 느끼고 동등한 차원에서 상호 이해관계를 발전시켜야할 것입니다. 두 번째로는 한일무역 역조를 시정하는 일입니다. 일본도 최근 무역 불균형이 점차 시정돼야 한다는 것을 이해하는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양국 간의 인간적인「언밸런스」가 해소돼야겠습니다.』
청렴·강직하기로 소문난 최대사는 처가에서 사줬다는 30여평 짜리 수수한 한옥에서 30여 년을 살아왔다.
스스로의 「연성」을 위해 『만족은 퇴보요, 교만은 자멸』 이라는 좌우명을 가져왔다고 소개한 최대사는 60의 나이답지 않게 정정하다.
『아직도 피곤함을 느껴본 일이 별로 없다』는 최대사는 건강의 비결이 특별한 식생활이나 운동보다는 정신력에 있는 것 같다고 소탈하게 웃었다.
최대사는 전임 김정렴대사가 잔무를 정리하고 귀국한 후에 부임할 예정이다.

<김형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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