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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기상이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지구는 지난 10년 동안 기장이변으로 시달리고 있다.
1971년 이후 가장 극심한 이상기온을 겪은 지역은「아시아」와「유럽」·북미. 때아닌 혹서나 혹한, 또는 폭우·홍수에다 한발까지 겪어 적지 않은 인명피해를 냈다.
최근 가장 심한 기상이변을 보이고 있는 곳은 미국으로 한파와 폭설·가뭄(77년)에 이어 다음해 다시 가뭄에다 이상 파동을 겪는가하면(78년) 작년의 폭설에 이어 금년에는 다시 혹서와 가뭄으로 1천여 명의 인명 피해를 냈다.
미국은 최근 3년 동안 더위와 추위를 교대로 겪었다. 이 같은 이상기온의 교차는 지난 10년 동안「유럽」에도 나타났었다.
동구의 소련은 한동안 따뜻한 겨울을 보내는가 하더니(79∼75년)75년 덥지 않은 여름에 이어 잇달아 심한 겨울추위를 겪었다(76년).소련은 또 78년부터 다시 냉하를 경험했다.
서구는 대체로 연중 평상 때보다 계속 낮은 기온을 겪고 있다.70년대 초에는 주로 냉하를 보이다가 75년과 76년에는 호된 겨울추위가 몰아쳤다. 「유럽」은 올해도 미국이 더위와 가뭄으로 고생하는 동안 시원한 여름으로 오히려 소동을 겪고 있다.
「아시아」에서는 한국과 일본 등 동북아지역이 대체로 추운 겨울과 덥지 않은 여름으로 이장 기온이라고 야단들이다. 일본과 중공이 가장 심한 가뭄(78,80년)을 겪었다.
「아프리카」의 자연재해는 더욱 심하다.「아프리카」는 지난 73년이래 거의 매년 가뭄을 겪고 있으며 특히 73,74년과 76,78년의 가뭄은 극심했다.
이같이 해가 바뀔 때마다 기온이 변덕을 부리는 데다 같은 해에도 지구의 한쪽에서는 한발과 혹서로 수백 명이 죽어 가는가하면 다른 쪽에서는 냉하나 홍수를 겪고있다.
지역별로 엄청난 기온 차를 보인 해는75년과 76년이다.
75년에「홍콩」과 남미가 혹한으로 고생한 반면 서구·동구의「유럽」은 혹서에 시달렸다. 76년에는 전 세계가 대체로 심한 가뭄에 시달렸으나 북 「유럽」과 미국동부가 혹서에 고생했으며 소련은 또 겨울 추위를 겪었다. 이 같은 지역별 기온 차는 올해에도 미국과 소련에서 거의 같은 시기에나 타나고 있다.
기온 이변으로 가장 심한 인명피해를 주는 것은 홍수와 가뭄이다.
73년「파키스탄」의 홍수로 1천6백명이 숨지고 수십만 명의 이재민이 생겼으며 8월 들어 3백82명이 사망한 것을 비롯 최근 인도에서도 3천명이 숨졌다.
73년 「아프리카」의 「사하라」사막주변 6개국에서는 심한 가뭄으로 수십만 마리의 가축이 죽어갔으며 수십만 명의 인구가 기근을 겪어야했다. 78년 「아프리카」 동부를 휩쓴 가뭄도 그에 못지 않은 피해를 냈다.
보통 더운 지방으로 알려진 인도와 중동에 극심한 추위와 이례적인 눈이 내렸다던가(73년),이때 추위로 인도에서는 2백여 명이 동사한 이변도 있었다.
그런가 하면 73년 지중해 연안에는 2천년만에 폭우가 내렸고,77년「오스트레일리아」는 섭씨40·4도의 혹서로 시달렸다.
또 75년에 북구의「스톡홀름」이 8월에 섭씨35도까지 올라가 1백50년만의 기록을 세우는가하면 같은 시기에「모스크바」는 여름 날씨가 평상시보다 15∼20도가 낮은 빙점(섭씨0도)까지 내려가 세계를 놀라게 했다. 「모스크바」의 냉하는 75년 여름에 눈이 내렸던 영국의 이상기온과 함께 대표적인 이변이었다.
이 같은 지구표면의 기온이변에 학자들은 견해가 분분하다. 한 기강학자는 인간에 의한 공해로 오염된 지구대기권의 지상열 반사로 지구가 점차 더워지고 있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태양이 식어가고 지열이 식어가 제2의 빙하기가 온다고 주장하는 학자도 있다.
지구가 점차 더워진다는 학자는 언젠가는 남·북극의 얼음이 모두 녹아 전 세계가 물에 잠긴다고 말하고 있고 태양이 식어간다는 학자는 지구가 언젠가는 온통 얼음에 뒤덮이게 된다고 말하고 있다.
학자들의 주장은 지난 10년 간의 지구기상이변을 각각 한쪽측면에서 보고 말하고 있는 듯한 인상을 주고있지만 어쨌든 어느 쪽이든 지구가 기상이변에 시달리고 있음을 확인시켜준 것만은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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