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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척추수술 "걱정 마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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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노인 척추수술이 간편해지고 있다.

지금까지 고령자에게 척추 수술은 기피 대상이었다. 고혈압.당뇨 등 지병을 가지고 있는데다 마취와 수술에 대한 부담이 크기 때문. 그러나 근래 최소 절개, 국소 마취 등 치료법이 등장하면서 수술 대상 나이가 크게 늘고 있는 것. 21세기병원이 지난 5년간 척추수술 대상 7287명을 분석한 결과 70~80대 노인 환자 비율은 2000년 8.4(109명)%에서 2004년 17.2%(260명)로 크게 증가했다. 특히 허리 통증을 느끼고 한달 이내에 병원을 찾는 경우도 같은 기간 13.8%에서 30.4%로 5년 새 2배 이상 늘었다.

노인들에게 가장 흔한 척추질환은 무엇일까. 제일정형외과 노인척추센터가 2000년부터 올 2월까지 수술받은 60세 이상 노인 3575명을 분석한 결과 50%가 넘는 1797명이 척추관협착증이었다. 다음은 골다공증에 의한 척추 골절 30%, 나머지는 관절 마디에 염증이 생기는 척추관절증이었다.

척추관협착증은 신경다발이 지나가는 척추관이 좁아져 신경을 압박하는 질환. 누워있을 때는 증상이 없다가 일어날 때 심한 통증을 느낀다.

발병 원인은 크게 두 가지다. 제일정형외과 신규철 원장은 "뼈마디 사이의 연골과 퇴화된 뼈가 주저앉거나, 척추관 안쪽의 뼈.인대가 자라 신경을 압박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그동안 노인척추 수술을 피했던 것은 위험성 때문. 척추유합술로 불리는 기존 수술은 10㎝ 이상 피부를 절개하고, 인공뼈나 자기뼈를 이식해 나사못으로 척추를 고정하는 것이다. 따라서 수술시간도 길고, 전신마취를 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 노인에게 적용되는 수술은 모든 과정을 간소화했다. 적게 째고, 부분마취를 해 1시간 안에 수술을 끝낸다. <표 참조> 작은 수술용 펀치를 척추뼈 안쪽에 집어넣어 신경다발을 압박하는 비후된 뼈를 긁어내는 것이다. 특히 3~5 배율의 현미경으로 환부를 보며 수술하기 때문에 정밀도가 높아졌다. 현미경을 보며 신경을 풀어준다고 해서 현미경 미세감압술로 불린다.

신 원장은 "미세감압술을 받은 560명을 분석한 결과 95%에서 허리굽음증과 다리저림증이 개선됐다"며 "수술받은 분 중에는 87세 노인도 있었다"고 말했다.

고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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