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로 본 ‘금주의 경제’] 안충영 제3대 동반성장위원장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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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6호 18면

중앙포토

제3대 동반성장위원장으로 안충영(73·사진) 중앙대 석좌교수가 1일 취임했다. 그는 취임사에서 “사회적 합의로 공정한 시장질서를 구현하고 대·중소기업 간의 공정거래 관행을 정착시켜 선순환적 성장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로섬 사고론 갈등 해결못해”

이런 의지 표명의 바탕에는 지난 정부에서 동반성장위가 출범했음에도 대·중소기업 간 관계가 협업보다는 적대적인 관계에 머물고 있다는 현실 인식이 놓여 있다는 평이다.

실제 안 위원장은 이날 “한쪽이 득을 보면 반대편이 손해를 볼 것이라는 제로섬(zero sum) 게임식 사고방식으로는 갈등을 해결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중소기업 적합업종 법제화 반대에 대한 소신도 분명히 했다. 안 위원장은 “중소기업 적합업종의 법제화는 울타리로 기술 발전을 막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대신 “대기업은 세계시장 진출을 통해 한국의 브랜드가치를 높이고, 우리 경제의 허리에 해당하는 중소기업들은 역량을 강화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위원장은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원장과 규제개혁위원장까지 지낸 정통 경제학자다. 안 위원장이 적합업종 법제화를 반대하는 건 자연스러운 시장의 조정기능에 대한 믿음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익명을 원한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2일 “규제 개혁을 주도했던 분이 규제기관인 동반성장위원회를 맡아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동반 성장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두고봐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역시 경제학자 출신인 전임 위원장(정운찬, 유장희)들은 동반성장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데는 성공했지만, 정작 원했던 만큼의 결과는 내지 못했다. 안 위원장이 진정한 동반성장을 이뤄낼지 주목된다.

이수기 기자 retali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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