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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하현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요즘 서울의 새벽은 사뭇 선선하다. 하늘마저 푸르러 성하가 의심스럽다. 기온으로는 17·5도. 10월의 날씨다.
어제 강릉·춘천은 14도몇분이었다. 늦가을이나 다름없다. 동해의 어느 피서지에선 때아닌 석유난로를 피워야했다는 얘기도 있다. 설악산은 벌써 며칠째 11도2분을 기록하고 있다.
올여름 세계의 기상은폭서와 냉하가 교차하고있다. 범월중순 이래 미국의 남서부는 열파에 휩쓸려 있다. 달일 40도의 더위로 흡사「사우나」탕과도같다고한다.
그러나 호주·인지반도·중국대륙의 남동부, 중부 「유럽」은 정반대의 상황이다. 냉하가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이웃 일본과 같은 나라는 「이상기상」이「연중행사」처럼 되어 가는 것에 대비해 기상청에 새로「기후조사기획실」 까지 발족시켰다.
근년의 이상기상은 단순히 국지적인 현상만은 아니다. 지구가 온통 대기의 새로운 운동에 휘말려 미묘한 변화를 맞고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선 기록을 보면 1954년이 냉하였다. 그해 여름철 평균기온은 서울과 부산이 l·2도, 강릉이 2도, 목포가 0·8도가 각각 낮았다.
바로 같은 해에 중부 「유럽」도냉하였다. 역시 그해 미국과 소련은 반대로 폭서를 겪었다.
올여름의 경우와 똑같은 현상이다.
기상학자들은 1920년대부터 지구는 대체로 고온현상이 줄고 그 대신 저온현상이 늘고 있다고한다. 말하자면 장기적인 기후변동의 한 경향으로 한냉화하고 있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미국의기상학자「J·K·엔젤」의 주장은 좀 구체적이다. 북반구는 추워지고, 남반구는 더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왜 이와같은 변화가 일어나고있는가는 아직도 학자들의 연구과제가 되고 있다. 다만 금년의 세계기상은 「오메가· 블로킹」 현상속에 있다는 주장엔 이견이 없는것 같다. 마치 「오매가」 모양으로 고기압이 부풀어 을라, 그 「오메가」권내는 폭서이고 그 권외는 냉하일 것이라는 얘기다. 「오메가·볼로킹」이 일어나면 풍향이 달라져 그런 현상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그러나 역시 여기에도 의문은 있다. 왜 「오메가· 블로킹」현상이나타나는지는 명답이 엾다. 제설이 분분하다.
미국정부는 지난달 『2000연의지구』라는 대「리포트」 를 발표했었다. 그 가운데 대기속의 탄산 「가스」가 늘어나「오존」이 파괴되어 지구의 기후는 2050년까지 대변화를 맞을 것이라는 예측이 있었다.
이런 환경의 변화는 동식물의 생존에 깊은 영향을 줄 것이다. 천시마저 바뀌고 있는것 같다. 우리의 미래는 어딘지 불안감마저 갖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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