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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공혁명 2세대의 신...조자양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당-정 분리한 집단지도체제등장의 서막>

<정치국 후보위원서 불과 8개월만에 부수상에>

<성장때 능력 인정받아 근대화주역으로>
지난 4월16일 중공의 제5기 전인대 (의회) 상무위원회에서 부수상으로 임명됐던 조자양(61)은 지난 2월 당5중 전회에서 총서기로 등장한 호요방과 함께 조-조를 축으로 한 중공혁명 제2세대의 지도체제로서 전면에 부각됐었다. 조자양은 중공이 80년대의「3대 임무」중 제1과제로 삼고 있는 4개근대화를 추진해나가는 실무파의 「호프」.
지난해 9월 당중앙위원회 (4중 전회) 에서 정치국 후보였던 조자양이 정치국원으로 승진한 뒤 5중 전회에서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급상승한데 이어 부수상에 임명되기까지는 불과 8개월 밖에 걸리지 않았다.
이제 조자양이 정상에 이르기까지 남은 「코스」는 등소평 부주석이 17인의 국무원 부수상 가운데 차지하고있는 제1부수상 지위와, 연말이나 내년 초에 열릴 제6기 전인대 제1회 회의에서 화국봉에 대신하여 수상으로 승격하는 것뿐이며 또 그렇게 될 것이라는 예상이 아주 높아졌다.
75년부터 등소평의 고향 사천성의 성장 격인 혁명위 주임으로 있었던 조자양은 ▲쌀의 대 증산▲인구억제▲기업의 자주권 확대 시행 등에서 뛰어난 실무능력을 인정받았다. 사천성은 인구 1억의 중공최대 성이다. 여기에서 발휘된 조의 현장지휘 수완은 중공 10억 인구의 4개 근대화 지도를 위해서 적절한 요건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4개 근대화를 궤도에 올리기 위해 당 중앙에서의 확고한 조직구성과 인사체제정비에 힘을 쏟아온 실무파의 「대부」 등소평은 『종래와 같이 오직 출신과 정치를 내세우는 「만병통치약」식의 간부가 아니고 전문적 지식과 업무능력이 있는 비교적 젊은 사람들의 간부화가 필요하다』며 계급투쟁을 앞세워온 문혁 세력을 배제하고 능률적 관료제구축을 강조하고 있다.
유소기의 복권이 결정됐던 5중 전회는 중공이 「모택동 노선」에서 「유노선」으로 궤도를 바꾸면서 이를 추진할 「젊은 층」에의 권력이양이 추진되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
『사회주의 혁명이 소유제 문제를 해결한 다음에도 계급투쟁을 지속시켜야 한다』 는 모택동 노선은 계급이 소멸 된 다음 단계는 생산력을 증진시킴으로써 사회주의를 발전시켜야한다는 「유소기 노선」에 길을 내준 셈이다.
이에 따라 오는 8월 이후 연쇄적으로 개최 될 예정인 전인대 제3회 회의, 당12전대회, 제6기 전인대 제1차 회의 등에서 대폭적인 인사이동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 회의들을 통해 섭검영 (부주석) 이 전인대상무위원장직에서 물러나고 등소평· 이선념·진운 등과 서향전 정치국원이 부수상을 사임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전쟁세대」의 퇴진은 전쟁이 전문적 기술이었던 만큼 중공이 당면한 경제건설을 위해서는 「경제전문가」들이 필수적이라는 당연한 귀결인 동시에 젊은 세대의 진출을 터 주기 위한 것이겠다.
이는 중공 당이 9전 대회 (1969년) 에서 채택된 규약에 임표가 후계자로 지명됐던 것과 화국봉이 모로부터 『작판사아방념』 (그대가 일을 맡으면 나는 안심)이라는 식의 권력계승을 전면 부정하는 것이다.
이 같은 이론적 근거에서나 당·정의 기능을 분리한 집단지도체계의 등장은 당·정의 최 고위직을 겸직해온 화국봉의 위치를 사실상 사상누각으로 만드는 것이다.
등소평-조·조 집단체제가 안고있는 과제는 문혁 이후 실추된 당 중앙의 위신을 높이고 지방의 무정부적 소요와 무질서, 간부들의 특권화 경향 등을 극복하면서 4개 근대화를 달성하는 것이라 하겠다.

<전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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