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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군사력 최강이라지만 훈련된 병력은 모자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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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누가 미국을 위해 싸워줄 것인가』-.
오늘날 미국은 세계최강의 군사력을 자랑하고 있지만 내면적으로 훈련된 병력이 모자라 고민이다.
게다가 현존하는 병력도 자질이 현저히 떨어져 미국경부는 현재의 지원제를 7년 전의 징병제로 다시 바꾸느냐의 여부에 대해 고심하고 있다.
당초 자발적으로 걸어 들어온 병사들은 국가의 명령에 의해 입영한 병사들보다 사명감이 더욱 투철하고 사기도 높을 것이라는 가정아래에 지원제가 채택 된 것인데 이제 그 허점이 드러났다.
80년 3월말 현재 미국의 병력은 2백3만2천명으로 미 국방성 소요병력의 96%를「마크」하고 있다.『요즘 경제사정 악화로 실업률이 높아져 그렇지, 훨씬 심각한 사태가 됐을지 모른다』 고 한 국방성 관리는 말한다.
병사들의 학벌도 날로 떨어져 작년의 경우 고교졸업생이 68%였는데 올해엔 58%.
대학교에 발을 들여놓았던 병사들만 해도 64년엔 13·9%였는데 작년엔 3·2%에 불과했다.
어느 병사가 헌병과 주고받은 질문과 대답은 매우 흥미롭다.
『제 소속부대로 돌아가려면 어디로 가야합니까.』『그 소속부대가 어느 부대인가.』 『그건 모르겠는데요.」 『명령서엔 뭐라고 했나?』 『저는 글을 못 읽어요. 제 소속부대는 어느 크고 흰 건물 안에 있다는 얘기만 들었어요』-.
무기체제가 고도화되고 있는 때 병사들의 한심한 교육수준은 미군사력을 근본적으로 망가뜨리는 요소로 등장하고 있다.
평화시에는 군복무기간 중 병사들에게 사회에 진출해서 써먹을 수 있는 교육을 많이 베풀었는데 요즘 같은 준 전시 하에서는 그렇지 못해 자질이 좋은 군인들이 자꾸 빠져나간다.
공군의 경우 12년 근무한 조종사의 59%와 부조종사의 54%는 항상 확보돼야하는데 지금은 27%와 4O%만을 확보하고있는 실정이다.
12년 복무의 조종사1명을 양성하자면 3천만원짜리 집 80채에 해당하는 4백만「달러」가 소요되는 점을 고려하면 엄청난 손실이 아닐 수 없다. 『6개월 전 공군식당에서 빵이나 굽던 사람을 정비사로 쓰고 있는 실정』이라고 어느 공군대령은 말했다.
육군은 4년 복무한 병사 중 38%가 적어도 6년은 더 복무해줘야 되는데 지금은 3O%수준이라는 것.
해군의 경우는 더욱 심각하다.
부족한 초급장교만도 2만1천명으로 집계되고있다.
관리 장교급과 기관장교, 갑판장급, 해군 비행사와 핵 취급장교 요원들이 특히 모자란다. 핵 관계 요원들은 보수가 훨씬 좋은 민간기업이 속속 빼간다는 것이다.
해상근무가 길어 가정생활이 엉망인데다 「달러」시세 하락이 이들의 사기를 자꾸 저하시킨다.
『해군이라면 결혼도 어렵다』고 어느 병사는 말했다.
지원제 실시 이후 민간인 보수에 맞춰 책정됐던 급료가 해마다 상대적으로 뒤져 지금은 당시보다 실질소득이 11%나 떨어졌다.
같은 질과 양의 일을 하는 사람을 비교할 경우 어느 군인은 시간당 2「달러」30「센트」를 받는데 민간인은 9「달러」30「센트」를 받는다.
같은「컴퓨터·프로그래머」도 군인과 민간인은 연봉1만4천5백대2만3천「달러」의 격차를 보이고 있다.
군인은 그 대신 「커미서리」와 연금의 혜택이 있다지만 이해득실을 따져보면 『새 발의 피』다.
미국무성은 올해 보병을 위해 작년보다 1억「달러」를 증액, 6억1천4백만「달러」를 책정했다.
현재 돈도 덜 들고 자질이 높은 병력확보를 위해 징병제안이 정부에 의해 나오고 있으나 정치인들 중엔 이에 반대하는 사람들도 많다.
또 예비병력만을 징병제로 보충하자는 절충안도 속출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타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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