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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 경기에 명암|서독·일본은 계속 호조 미·불·이는 침체국면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선진 각국의 경제가 나라에 따라 뚜렷한 명암을 그리고 있다.
현재 미국과 영국은 이미 경기후퇴 국면에 접어들었고 「프랑스」「이탈리아」도 전환점을 맞고 있다.
이에 대해 서독과 일본은 견조세를 지속하고있다.
또 경기후퇴「그룹」의 연간 물가 상승률이 2자리 숫자의 고율 「인플레」를 벗어나지 못하고 「스태그플레이션」 (불황하의「인플레」)의 양상을 보이는데 반해 경기호조「그룹」 의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1자리 숫자의 비교적 안정세를 유지하고있다.
이 같은 양극화현상은 석유가 상승에 따른 원가부담을 생산성 향상으로 흡수하는데 성공했느냐 못했느냐에 따라 구분됐다고 볼 수 있다.
작년이래 빈번했던 원유가인상으로 세계경제가「스태그플레이션」이라는 고약한 국면으로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이미 유력하게 대두돼 왔다.
그러나 미국의 소비경기가 예상이상으로 오래 지속됐고 연초까지도 각 국 경기는 순조로운 상태를 계속했다.
그러던 것이 최근에 미국· 영국의 경기후퇴에 이어 「프랑스」 「이탈리아」가 그 뒤를 따를 조짐을 보여 당초 예상했던 석유가격인상의 「디플레」 효과가 표면화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 중에서도 미국경제는 2월이래 각종 경기지표가 급격히 악화되어 실업률이 위험수위인 7%선을 넘어서는 등 불황의 조짐이 차례로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불황의 계곡이 얼마나 깊어질 것이냐는 여러 의견이 있지만 미국 민간연구기관간에는 올해 GNP 성장률이 「마이너스」 1%를 밑돌고 (미 정부의 수정 예측치는「마이너슨0·4%)실업률도 8%대를 넘어설 것이라는 비관적인 견해가 지배적이다.
한편 이 같은 경기후퇴「그룹」 의 「인플레」는 여전히 잡히지 않고 있다.
작년 말부터 금년 봄에 걸쳐 「남북 전쟁 이래 최고」라고 불리어진 미국의「인플레」는 불황이 심화되면서 다소 수그려졌지만 그래도 아직 10%선을 훨씬 넘고 있고 영국「프랑스」「이탈리아」도 10∼20%의 두 자리 숫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서독과 일본은 대조적인 경제 동향을 보이고 있다.
양국 모두 경기면 에서는 설비투자와 개인소비등 민간부문의 수요가 왕성해 당분간 호조를 보일 것 같고 「인플레」도 소비자물가에 관한 한 1자리 숫자에 머물고 있다.
선진국 경제가 이처럼 명암이 뚜렷한 양극현상을 보이는 것은 국내의「인플레」심화, 경제정책의 상위 등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근본적으로는 제 2차 석유 위기의 조정 과정에서 발생한 「생산성의 격차」가 크게 작용했다고 보아야할 것이라고 결국 일본이나 서독 같은 경기확대 지속「그룹」은 국내 생산성을 높임으로써 원유가 상승에 따른 원가부담을 흡수하는데 성공한데 반해 미국·영국 등은 생산성이 거의「제로」성장을 했고 그 결과 원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및「디플레」효과가 그대로 표면화하기 쉬운 구조가 되었다는 얘기라서 일본의 경우 기업의 경영 합리화와 가동률의 상승으로 제조업의 노동생산성 상승률은 전년 비 10%를 훨씬 상회했고 「에너지·」상승분을 기업 내에서 어느 정도 흡수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었다.
도매물가가 계속 20%를 넘는데도 소비자 물가가 1자리 숫자에 머무르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생산성 향상에 힘입고 있는 점이 크다고 보아야한다.
「석유에 약한 일본」이 현시점에서는 서독과 함께 경기·물가 면에서 모두 선진국 중 가장 안정을 누리는 나라가 되고 있다.
선진국경제의 이 같은 양극화는 6월22,, 23일 「이탈리아」 의 「베네치아」 에서 열린 정상회담에도 영향을 미쳐 원만한 의견일치를 어렵게 만들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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