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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PAC 닮은 미주 한인 단체 만들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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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미국 내 한인들의 정치력을 결집하는 ‘미주 한인 풀뿌리 활동 콘퍼런스(KAGC)’가 오는 29일부터 사흘간 워싱턴에서 열린다. 가장 강력한 로비 단체로 꼽히는 ‘미국·이스라엘 공공정책위원회(AIPAC)’의 연례 워싱턴 행사처럼 미국 전역에 분산된 한인 파워를 하나로 모으자는 취지다. 미주한인총연합회·종군위안부결의안연대·시민참여센터 등 한인 단체 대표자 200여 명이 참여한다.

 오는 30일 콘퍼런스 만찬엔 20명 안팎의 미국 연방 의원들이 참석한다. 행사를 기획한 김동석(56·사진) 시민참여센터 이사는 “각 지역의 분산된 힘을 연방 의회가 있는 워싱턴에서 하나로 모아야 ‘코리안 아메리칸’의 정치력을 보여줄 수 있다”며 “지역 단위에서 각자 움직이면 ‘아시안’으로는 분류돼도 ‘코리안 아메리칸’으로 인정받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 왜 유대계 로비단체를 모델로 내세웠나.

 “AIPAC가 매년 3월 워싱턴에서 여는 총회 행사엔 미국 연방 의원들이 대거 참석한다. 우리 한인 단체들도 워싱턴에서 결집해 연방 의회를 상대로 당당하게 요구하고 로비하자는 취지다. 콘퍼런스 기간 중 시민단체 대표자 150여 명이 연방 의회를 찾아 한국인 전문직에 대한 비자 쿼터를 확대하는 문제 등 한인들의 요구를 전달할 계획이다.”

 - 지역 차원 활동의 문제점은.

 “나도 20년 전 뉴욕·뉴저지에서 시민 운동가로 시작했지만 지역으로 분산돼 있으면 코리안이 아니라 아시안의 하나로 간주되기 십상이다. 또 그간 위안부 문제 등에서 한인 단체들이 성과를 냈는데 이제는 위안부 이슈만이 아니라 미국 내 한인들의 정치 참여를 통해 영향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설 시점이다.”

 - 30일 만찬에 참석하는 주요 인물은

 “미국 상원의 로버트 메넨데즈 외교위원장(민주당), 하원의 에드 로이스 외교위원장(공화당) 등이 기조 연설을 한다. 친한파인 마이크 혼다 하원의원(민주당) 등이 참석하고, 마크 배기치 상원의원(민주당)도 참석에 긍정적이다. 안호영 주미대사가 연설할 예정이다.”

 - 미 의회 설득 전략은.

 “유대인들은 미국 정계에 ‘이스라엘을 보호해 달라’는 식으로 요구하지 않는다. 이스라엘 문제는 미국 시민의 형제·자매가 걸려 있는 가족의 문제라고 설득한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한국이 지정학적으로 중요하다는 논리는 이젠 효과적이지 않다. 미국에서 세금을 내는 200만 명 한인들의 가족이 달린 문제라고 해야 한다. 미국의 국익으로 논리를 만들어야 먹힌다.”

워싱턴=채병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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