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발견된 유물·사적을 계기로 본 의의>
4일 충북 음성군 망이 산성 터에서 발견된 고구려 기왓장은 미궁으로 남아있는 고대사연구의 중요한 공백을 메워주는 결정적 자료가 될 것으로 학계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 기왓장이 고구려 양식임으로 해서 이성일대가 고구려의 주둔 성지일거라는 추정이 가능하며 아울러 이 지역은 지난해 4월 발견된 중원고구려비와 인접해 고구려가 신라 경략 을 하는 최남단 전진기지일수도 있다는 판단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단국대 학술 조사단 (단장 정영호) 은 제3차 망이 산성 지역조사 (4월29일∼5월5일) 결과▲길이3km에 이르는 부성 안에서 45점의 고구려기와파편을 수습하고▲기와가 발견된 지역일대에서 5곳의 집터를 확인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특히 부성 남쪽 평평한 집터에서 발견한 기와파편 속에는 「관」자가 찍혀있는 문자와가 보여 관심을 끌었다. 이 같은 기와는 해방 전 평양시 대동강에 면한 토성리 일대에서 출토된 기와파편과 같은 모양으로 이 밖에 대부분의 기와가 무늬와 두께 등 제작 양식으로 볼 때 고구려형 평와로 추정되고 있다.
이 성 일대가 고구려의 전진기지임을 밝히는 근거로는 기와 밖에도▲토성이 남쪽은 절벽을 이루고 있음에 반해 북쪽은 낮은 구릉으로 연결돼 남쪽을 바라 볼 수 있도록 축조되었으며▲망이 산이라는 이름 속의 오랑캐「이」 자가 중원고구려비나 광개토대왕 비에 신라를 지칭하는 「동이」 의 이 와 같은 점에도 있다고 정영호 박사는 밝힌다.
중원고구려비가 있는 충주지방이 고구려에 의하여 점령된 것은 5세기 후반, 곧 장수왕 후년의 일이다.
따라서 충주와 인접한 음성지역도 고구려남하의 최후집결지로 추정이 가능하다. 이와 관련해 서울대 변태섭 교수 (한국사) 는 광개토대왕 6년 (396년) 에 백제에서 빼앗은 58성의 하나로 광개토대왕 비문 중에 나오는 「고모루성」 이 바로 망이 산성 일수도 있다고 조심스럽게 말한다.
이「고모루성」 은 중원고구려비에도 똑같이 나타나고 있으며 성주 (수사) 에 대한 언급도 나와 여기를 근거지로 신라지역으로 나아간 것으로 풀이한다. 변 교수는 또 중원비 속에 나오는 「신라토내당주」 도 이러한 관련 위에서 이해가 가능하다고 했다. 곧 신라의 중원지역으로 들어간 고구려의 부대장 (당주) 을 지칭한다는 것이다. 이때 이부대장이 이끄는 군대는 망이 산을 전진기지로 삼은 고구려의 전초부대인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조사단은 또 이번 조사에서 길이 1km의 주성 한가운데 정점 (해발 4백77m) 에 서있는 봉화대가 사적지정이 가능한 귀중한 유적임을 확인했다. 이 봉화대는 경상·충청지역의 봉화가 이곳에 일단 모여져 서울로 올라간다는 점에서 중요한 통신의 길목 역할을 할뿐 아니라 흔히 보는 것과 같은 원형이 아니라 길이2·2m에 폭1·2m의 장방형이라 는 점에서 특이하다.
한편 축성 법에 있어 망이 성은 삼국시대성 양식의 한전형을 보인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연구자료라고 정 박사는 말한다.
대개의 성과는 달리 성안팎의 높이를 달리해 외벽은 절벽을 이루고 내벽은 인마 가 다닐 수 있도록 돌을 다져 평평하게 만들어 놓았다. 이 같은 양식은 신라비가 나온 단양의 적성에서도 볼 수 있다.
앞으로 조사단은 이번의 성과를 토대로 지표조사뿐만이 아닌 본격적인 발굴조사를 실시할 계획을 짜고 있다. 이는 기왓장이 발견된 집터의 지층에서 새로운 삼국시대 유물이 나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번 조사에 함께 참가한 사학과 차문섭·송병기 교수 등은 이번 고구려 기왓장발견으로 중원고구려비의역사적 가치가 더욱 커졌다는데 의견을 모으고 고구려 남하정책의 경로추정과 함께 중원고구려비의 해독도 쉽게 풀릴 것이라는데 기대를 크게 갖고 있다.
산성실측조사등 본격조사를 위해 단국대 학술조사단은 오는24일 관계학자들과 함께 제4차 조사차 떠날 예정이다. <방인철 기자>방인철>최근>
"망이 산성은 고구려의 전진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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