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광적자 보완에 가계주름살|오른 만큼 광실 자금 오를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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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해설> 지난해 4월 탄가인상 후 1년 만에 다시 탄가가 올라 물가고에 시달리는 서민들의 가계가 더욱 압박을 받게됐다. 석탄 값은4l·9%나 대폭 올렸으나 연탄 값은 이보다 약간 낮은 35·29%를 올려 소비자부담을 고려한다는 생색을 냈다.
탄가는 인상요인들이 누적되어 있었으나 서민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 대책 없이 미뤄만 왔는데 지난번 사북 사태에 자극되어 인상시기도 앞당기고 인상폭도 높인 것이다. 빈사상태의 탄광업계를 생각할 때 이번 값 인상이 불가피 했다고 볼 수 있지만 불과 2년 동안에 연탄 값이 2배로 오른다는 것은 심각한 부담이 아닐 수 없다.
탄값을 올려도 국내 탄의 절대공급부족과 이를 메우기 위한 비싼 외국 탄의 수입·탄광과 연탄공장의 운영개선·하루3부제로 때야 하는 연탄 질 저하·광부들에 대한 적절한 처우보장 등 오래 누적된 문제점들은 여전히 남아있다. 우선 우리나라 석탄생산의 26%를 점하는 석탄공사의 만성적자가 문제다.
석공의 작년 결손은 1백억 원이나 되며 누적결손까지 치면 2백45억 원에 이른다. 민영탄광의 경우도 1백70여 개 가운데 자립이 가능한곳은 손꼽을 정도에 불과하고 대부분이 정부의 지원만 쳐다보는 영세업체들이다.
정부는 사북 사태 등으로 문제의 심각성을 인정, 생산비보조금 87억 원을 급히 풀어 2O%인상의 터전을 만들어주고 이번 탄가인상으로 민영탄광들이 다시 다소간의 성의를 보일 것을 기대하고 있다.
광부의 임금은 월19만7천 원으로 전기·「가스」업의 24만7천 원보다 적지만 광공업평균 12만2천 원으로 제조업의 11만9천 원보다 많다는 것이 정부설명이다. 그러나 광부의 노동조건을 생각하지 않고 단순 비교하는 것은 부당하며 특히 민영탄광의 갱내부임금은 인상 전에 14만4천 원밖에 안됐었다. 정부가 믿는 것은 민영 탄 생산비가 ,석공 탄보다 10%쯤 싸기 때문에 이틀 임금인상에 반영해주었으면 하는 것이다. 그러나 적자에 허덕이는 민영탄광들이 꼭 임금인상에 성의를 보일지는 의문이다.
오늘날 대중용 연로를 거의 석탄에 의존하고 있고 석유파동 때문에 석탄의존도를 높여가야 할 형편이지만 우리나라의 실정은 이번 탄가인상으로도 도저히 고칠 수 없게끔 이미 깊이 멍들어 있는 것이다.
【신종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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