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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파이브 하는 의사?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하이 파이브는 두사람이 서서 손바닥을 마주지는 것을 말한다. 주로 기분이 좋을 때나 승리를 자축할 때 기쁨을 나타내는 인사법이다. 요새는 만나서 반가울 때나 힘내라고 용기를 북 돋을때도 한다. 병원에서는 수술실로 가는 환자에게 격려의 표시로도 한다.

하이 파이브는 1944년 리타 헤이워즈와 진 켈리가 주연한 "cover girl"이라는 뮤지컬 영화에서 승리를 자축하는 제스쳐로 처음 등장했다고 한다.

하이 파이브 말고 또 다른 파이브들도 있다.

로우 파이브(low five) ; 한사람은 손바닥을 무릎 높이에서 위로 하고 또 한 사람은 위에서 아래로 해서 손바닥을 마주치게 하는 것.

미들 파이브(middle five) ; 앉아서 하는 것.

에어 파이브(air five) ; 미식 축구 선수들이 점프 하면서 하는 것.

이 중에 하이 파이브가 가장 쓰이고 있다.

필자는 하이 파이브 하기를 아~주 좋아한다.

손녀 딸 에너지 통통이 필자 집에 뛰어 들면서 제일 먼저 하는 인사법이 "할아버지~~ 짝" 하이 파이브를 해주는 것이다.

이놈이 커가면서 손바닥에 힘이 생겨 이제는 하고 나면 손바닥이 얼얼하다. 그래도 기분은 요새 말로 "짱" 이다. 할아버지와 놀다가 집에 돌아갈 때도 해준다.

때로는 깜박하고 그냥 현관문을 나가다가 다시 뛰어 들어와 "할아버지" '짝, 짜작 " 하고 "뽀"까지 해준다.

이 놈이 이 피터팬 할아버지 죽여주네.....

작은 며늘아이 기쁨조, 큰 며늘아이 우렁각시와도 "짝"을 하기는 하는데 에너지 통통과는 비교가 안된다.

필자는 병원에 출근해서도 이 하이 파이브를 많이 한다.

그러나 아무하고는 안한다. 주로 상당히 친밀해 졌다고 생각되는 간호사들 하고만 한다. 자칫하면 주책이라는 소리 들을까 보아 조심스러워서다.

출근하자 제일 먼저 만나게 되는 갑상선 전담간호사 한나와는 자주하고, 오 코디와는 가끔 하고, 수술실에서는 까람이. 때지 엄마, 토끼 엄마(12호 수술실 순회 간호사), 쎄나, 쭈연과는 만나자마자 "짝","짝", "짝"한다.

까람이는 필자가 잊고 그냥 지나치면 뒤 따라 오면서 "교수님~ " 하면서 기어이 "짝" "짝" 해준다.

필자는 젊은 간호사들과 하이 파이브를 하면 친밀감이 더 돈독해 지기도 하지만 이들의 젊은 에너지가 그냥 전해져 그날의 엔돌핀이 막 솟아오르는 것 같아 참 좋다.

"짝 하는 순간 자네들 에너지가 나한테로 막 넘어 오네..ㅎㅎ" 하면 " 많이 많이 가져 가세요' 하면서 밝게 웃어 준다.

한 번은 무심결에 누구와 예의 "짝"을 하니까 옆에 있던 다른 간호사가 "아이, 교수님, 저 소외감 느껴요"하고 가볍게 항의한다.

"어 그럼, 자네 하고도.." 그래서 그 간호사하고도 "짝" 을 텄다.

이래 저래 이제는 수술실 웬만한 간호사들하고는 그 기분 좋은 "짝"을 터게 되었다.

이래서 아드레날린 수술실이 엔돌핀 공장이 되어간다는 야그.......

아주 가끔은 병실에서, 또는 수술대 위의 환자와도 "짝" 을 나누기도 한다.

환자가 수술을 너무 두려워하거나 수술대 위에서 긴장을 너무한다 싶으면 "문제 없데이, 우리 격려 "짝" 한번 할까요?" 하고 하이 파이브를 해준다.

근데 이제는 잘 안 한다.

환자가 생소하게 느껴 어색해 하는 경향이 있어서다. (아직 한국에는 환자와의 이런 스킨십은 좀 이른 봐...)

가끔은 필자의 망구님과도 "짝" 을 한다. 주로 집 밖에서 만나게 되면 가벼운 "짝"을 나눈다.

그러나 이 나이의 망구님이 진짜 좋아 하는 것은 가벼운 허그(hug)다. 출퇴근 때 안해주면 서운해 한다.

뭐 그리 힘든 일도 아닌데 ...매일 매일 허그허그 허지 뭐.....

이번 가족 여행으로 미국 갔다가 월요일 출근하니까 여기 저기서 "짝 짝" 하자고 몰려 든다.

이거 뭐 인기 스타도 아닌데 말이야... 그래도 기분은 째지데 ㅎㅎ

사람이 죽기전에 후회하는 "껄"이나 "까"가 3가지 있다고 한다.

1.좀 더 베풀 껄 ............................... 왜 감사하며 살지 못 했을까 ?

2.좀 더 따뜻하게 해 줄 껄............. ..... 왜 화를 참지 못 했을까 ?

3.좀 더 행복하게 해줄 껄 .................... 왜 그렇게 빡빡하게 살았을까 ?

세 가지 모두 어려운 일이 아니잖아... 내가 행복해 지려면 내 주위를 행복하게 만들면 되는 거 잖아...

우선 하이 파이브 라도 부지런히 날려 보지 뭐.....죽기 전에 덜 후회하려면.^^

☞박정수 교수는...

세브란스병원 외과학 교실 조 교수로 근무하다 미국 양대 암 전문 병원인 MD 앤드슨 암병원과 뉴욕의 슬론 케터링 암센터에서 갑상선암을 포함한 두경부암에 대한 연수를 받고 1982년 말에 귀국했다. 국내 최초 갑상선암 전문 외과의사로 수많은 연구논문을 발표했고 초대 갑상선학회 회장으로 선출돼 학술 발전의 토대를 마련한 바 있다. 대한두경부종양학회장, 대한외과학회 이사장, 아시아내분비외과학회장을 역임한 바 있으며 국내 갑상선암수술을 가장 많이 한 교수로 알려져있다. 현재 퇴직 후에도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 주당 20여건의 수술을 집도하고 있으며 후진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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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수 기자 sohopeacock@naver.com <저작권자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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