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호대기와 우선멈춤에 차량운행시간 27% 뺏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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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택시」·시내「버스」등 서울시내 동행차량은 교차로와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리거나 멈추는데 운행시간의 27.3%를 빼앗기며 하루3억원, 연간7백억원어치의 연료를 낭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차량소통 지체도는 74년에 비해 5∼6배나 높아진 것이며 같은 기간의 차량증가율(2.5배)을 훨씬 앞지른 것으로 지하철공사에 따른 을지로통차량통제로 차량체증은 더 심해지고 있다.
이같은 사실은 전국자동차노조 서울「택지」지부가 금년1월14일부터 21일까지 8일간 「택시」와 같은 차종2대로 시간별·도로별로 실시한 차량소동결과 드러난 것이며 날로 심해지고 있는 교통난을 완화키 위해 횡단보도를 조정하고 신호등을 전자감응식으로 바꾸는 것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하고 있다.
이 조사에 따르면 조사차량의 운행시간 가운데 교차로에서 신호를 기다리거나 횡단 보도에서 우선멈추는데 보내는 시간비율(지체도)은 ▲4대문안·도심지가 37.6%(구간평균속도 시간당 17㎞) ▲부도심지가 23.6%(평균속도 28.9㎞) ▲외곽지대 13.4%(평균속도 31.8㎞)로 평균지체율은 27.3%였다.
지체율을 시간대로 보면 하오6시∼11시까지가 31.1%로 가장 높고 하오1시∼5시까지가 28.9%, 상오7시∼12시까지 21.5%순.
이같은 지체율을 74년과 비교해보면 도심지의 경우 ▲아침시간은 6.6%에서 32.4%로 5.1배가 높아졌고 ▲낮시간은 6.2%에서 40.1%로 6.4배 ▲저녁은 6.6%에서 38.5%로 5.8배가 각각 높아진 것이다.
이는 같은기간의 차량증가율 2.5배(74년 8만2백48대에서 79년말 현재 20만1천1백88대)보다 훨씬 앞지른 것이다.
지체도가 가장 높은 주요도로를 보면 ▲을지로가 49.1%로 가장 높고 ▲다음이 종로로 40.2% ▲청계로 38.8% ▲퇴계로 26.9%등순.
이같은 차량소통지체도는 「버스」 2천1백66대(총7천9백34대), 「택시」 5천9백49대(매일가동댓수2만1천7백93대)가 운행하지 못하는 것과 같아 하루평균 3백30만명이 제때 차를 타지 못하는 셈이며 서울시내 총보유차량 20만1천여대 가운데 18만8천5백20대가 운행한다고 볼 때 1일약3억원·연간 7백46억1천만원의 연료를 교차로나 횡단보도에서 낭비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교통난과 교통체증등 도시기능의 핵인 교통소통문제를 구조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선 무리한 차량증차보다는 신호등의 전자화등 신호체계의 개선과 횡단보도 구조를 육교나 지하화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것을 뒷받침하고 있다.
서울대 임강원교수(교통학)는 이같은 차량지체도를 풀기 위해 교통신호체계를 선진국과 같은 전자감응식으로 바꾸는 한편 장기대책으로 간선변대로(폭25∼35m)보다 중로(폭12∼20m)를 더 많이 건설하는등 도로구조를 바꾸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임교수는 대로는 교통소통의 3대요소인 ▲주행용량 ▲교차로용량 ▲주·정차용량 가운데 주행용량만을 해결할수 있을뿐 교차로·주정차용량을 해결 못한다고 지적하고 4대문 안이라도 이면도로를 최소한 10m정도로 확장하고 부도심·외곽에도 이같은 중로를 많이 건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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