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씨 "신민당 복귀 포기하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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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김대중 씨가 재야인사 영입에 관한 신민당 태도에 불만을 표시하고 신민당 복귀원칙을 철회,『정당차원의 활동에 대해서는 당분간 일체 참가하지 않고 오직 민주회복을 위한 노력에 전심전력할 생각』이라고 선언함으로써 대통령 선거를 앞둔 야당세력이 양분될 위기를 맞았다. 복권 후 신민당 복귀원칙을 천명해온 김씨는 7일 상오9시 자택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중앙 상무위 소집을 계기로 한 신민당의 재야영입에 대한 논의에 관해『우리는 신민당이 재야인사에 대한 적극적인 영입의사가 없다는 판단을 갖게 됐으며 따라서 인당교섭을 포기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해설3면>
김씨는 재야인사의 신민당 영입은 ①민주진영의 단합된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주고 ②신민당의 수권태세를 강화시키며 ③재야 중심의 신당출현을 미리 막자는 목적으로 추진되었다고 말하고『그러나 지난 5일의 정무회의 결의를 보고 이를 더 이상 추진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김씨는 영입 인원의 제한,「후보상무위원」으로 취급해야할 이유, 신민당이 유신체제와 싸워온 재야인사를 심사하겠다는 것 등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씨는『재야 세력과 신민당의 단일화는 좌절되었으나 민주회복의 대의를 위해서는 계속 긴밀한 협력관계가 유지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고『자신의 정치적 거취에 대해서는 국민여론을 경청하고 재야인사와의 긴밀한 협의아래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김씨의 이 같은 태도표명에 관계없이 신민당의 당권파는 7일 하오 중앙 상위를 강행할 것을 분명히 했다. 김대중씨는 이 선언에 앞서 6일 윤보선 전대통령과 1시간30분 동안 요담 한 후 윤 전대통령이 제의한 윤보선·김영삼·김대중씨의 3자 회담을 거부, 김 총재와의 대화 가능성을 배제했다.
김씨의 7일 선언으로 결국 김씨의 신민당 입당 가능성이 사실상 사라져 그의 입당과 함께 이루어질 범야 통합과 대통령 후보 단일화는 현 단계에선 주춤하게됐고 김씨 측 재야를 중심으로 한 신당의 가능성이 높아져 야당권의 대여 전열이 양분될 위기에 직면했다.
다음은 김대중씨와 기자들간의 일문일답 내용.
▲신민당에 입당을 하지 않는다면 재야를 중심으로 신당을 만들 생각인가=신당 창당은 생각한 바도 없고 계획도 없다.
▲신민당에 입당을 포기한 배경에는 당내의 문제 외에 특별한 배경이 있는가=그 동안 재야인사들로부터 신민당의 자세로 보아 들어가도 기쁜 마음으로 협력하기 어렵고 좋은 분위기 속에서 정당생활을 할 수 없다는 충고를 받았다.
개인적으로는 유신체제하에서 성원해주던 많은 친지와 국민들로부터 충고의 말이 있었다. 정무회의 결의 배경을 볼 때 신민당이 나와 재야를 필요로 하지 않고 극적으로 받아들일 자세가 안되어 있으니 굳이 들어갈 필요가 없다.
▲앞으로 신민당과의 관계는=민주헌정의 건전한 발전을 위한 협력관계를 유지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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