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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직원들, 중국 가맹점 사장으로 키울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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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정우현 MPK 회장은 “신입직원을 잘 가르쳐 향후 국내외 가맹점 사장으로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최승식 기자]

“독사처럼 눈빛이 이글거리는 사람, 사장이 되고 싶은 열망으로 가득한 사람을 찾습니다.” 지난 16일 서울 방배동 사무실에서 만난 정우현(66) MPK그룹 회장은 자신의 스마트폰에 저장된 사진 한 장을 불쑥 내밀었다. 쇼핑몰의 한 가게에 30여명 고객들이 줄지어 입장을 기다리는 모습이었다. 지난 4월 26일 중국 난징(南京)의 골든이글백화점 신지에코우(新街口)점에 입점한 미스터피자 매장이었다. 이 점포는 개점 이후 2개월 간 월 평균 2억7000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순이익만 8000만원이 넘는다. 국내 매장 중 월 1억원 매출 올리는 곳이 10%도 안되는 점을 감안하면 대박인 난 셈이다.

 정 회장은 “때가 됐다”고 말했다. 국내 1위 피자 브랜드인 ‘미스터피자’와 수제 머핀·커피 전문점 ‘마노핀’으로 중국시장을 본격 공략할 때가 됐다는 얘기다.

 그 ‘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정 회장이 ‘인재 찾기’에 나섰다. 그는 “인재의 요건은 단 하나, 사장이 되고 싶은 의지”라고 말했다. 실제로 정 회장은 지난 5월 이 기준으로 대학을 갓 졸업한 청년 60여명을 신입직원으로 선발했다. 정 회장은 “신입직원을 향후 가맹점 사장으로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 사장 지망생들을 길러내겠다니 생소하다. 프랜차이즈는 가맹점주를 얼마나 모집하는지가 관건 아닌가.

 “프랜차이즈 시스템과 운영 노하우를 교육한 뒤 해외 매장에 매니저로 보낼 계획이다. 매니저로 일하다가 현지에 가맹점을 내고 싶다고 하면 자금 대출을 포함해 본사가 여러가지를 지원할 것이다. 많은 가맹점주들이 실패하는 걸 보면서 본사에서 직접 교육을 받은 직원이 매장을 내면 훨씬 잘 꾸려나갈 것이란 결론이 나왔다.”

 - 한국에 유학 온 중국인 학생들도 따로 채용 했다는데.

 “현재 7만 명에 달하는 중국인 유학생들은 두 나라 문화와 언어에 정통하다. 잘 육성하면 중국 시장 공략의 첨병이 될 수 있다. 대학교에 채용공고를 내고 매장에서 아르바이트 하던 유학생에게 제안을 해 20여명을 뽑았다. ”

 - 신입직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내가 쓴 책 『나는 꾼이다』에 나오는 대목이기도 한데 ‘인생의 꽃은 초심을 잃기 때문에 지는 것이고, 자신감이 오만함으로 변질될 때 위기가 찾아온다는 것’이다. 이를 잊지 말고 살았으면 좋겠다.”

 현재 중국에 40개 매장을 연 미스터피자는 올해 안으로 이를 100개로 늘릴 계획이다.

 - 2000년에 처음 중국에 진출했는데 14년만에 성장속도가 빨라졌다.

 “초반에는 고전했다. 남들보다 먼저 중국에서 뿌리를 내려야 한다는 생각이었는데 막상 점포 하나 열기도 힘들더라. 좋은 자리를 내주지 않거나 터무니없는 임대료를 불렀다. 칡넝쿨 같은 유통망을 거느린 국영기업과 거대 유통기업이 버티고 있어 한국의 브랜드가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었다. 우리가 한국 시장 1위로 올라서고 중국 미식가들 사이에서 호평을 받기 시작하자 지난해 중국 유통·부동산 기업인 골든이글그룹이 손을 잡자며 먼저 찾아왔다. 그게 큰 계기가 됐다.”

 - 어떤 점에 공을 많이 들였나.

 “최근 중국인들이 식품 안전이나 위생에 매우 민감해졌다. 미스터피자는 손님들에게 도우를 만드는 과정을 보여줌으로써 안전한 먹거리란 인상을 심어줬다.”

 정 회장은 올해 초에는 중국 최대 유통·부동산기업인 ‘완다그룹’과도 손을 잡았다. 활발한 제휴만큼 포부도 크다. “중국 시장에서 피자헛을 따라잡고 2018년까지 1000개 매장을 열 것이다. 지켜봐달라.”

글=박미소 기자
사진=최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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