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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 독립운동자 대회 성황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일제치하에서 독립운동을 했던 애국지사와 그 유족들이 35년만에 첫 모임을 가졌다.
24일 하오 서울세종문화회관 별관에서 열린 범독립운동자대회(대회장 김홍일광복회장·82)는 참석자들이 대부분 조국독립에 몸바쳐온 백발의 노인들이었지만 대회장은 열기로 가득 찼다.
참석자는 건국공로훈장을 받은 30명을 비롯, 생존지사 5백여명과 유족등 3천여명으로 대회장을 가득 메웠다.
이들 가운데는 시골에서 상경한듯 한복차림에 지팡이를 짚은 노인 5백여명도 섞여 있었다.
또 의열단단원이었던 유석현씨, 이천독립자금습격사건의 주역 최양옥씨와 이은상·나용균·유봉영·안춘생씨, 광복군 출신의 박시창·김국주씨, 민병덕(51·민충정공장손)·윤종(47·윤봉길의사장남)·백기현(47·백정기의사장남)씨 등도 참석했다.
이 대회는 광복회가 애국지사를 받들고 그 유족의 긍지를 높이기 위해 마련한 것으로 해방후 처음 있는 독립 운동자들의 모임이었다.
참석자들은 유석현씨가 낭독한 ▲지역대립과 파벌의 일소 ▲당리·당략을 초월한 민족적 차윈에서의 개헌 ▲양심과 신의를 찾추지 못한 정치지도자의 자숙 ▲적당 주의자·기회주의자의 배격등을 내용으로한 결의문을 박수로 채택했다.
명지고교 악대가 『압록강행진곡』『용진가』『독립군가』등을 차례로 연주하자 광복군 출신으로 보이는 3백여명이 곳곳에서 일어서 백발을 날리며 합창단에 맞춰 힘차게 노래를 불렀다.
『우리는 한국광복군 조국을 찾는 용사로다…』『요동만주 넓은 뜰을 쳐서 파하고…』『신대한국독립군의 백만용사야…』라는 노래를 부르는 순간 참석자들은 모두 가슴 뭉클함을 느꼈다.
광복군 동지회 총무 김용희씨는 현재 생존한 회원이 모두 환갑이 넘어 10년만 지나면 육성의 독립군가는 듣기 힘들 것이라며 감개무량한 표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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