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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여성의 날」각국 풍경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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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지난 3월8일「세계여성의 날」을 맞아「프랑스」의 여성운동가 단체들은 거리에서 시위를 벌였다. 「프랑스」에는 남녀차별이 아직도 엄연히 존재하고 있다고 항의하며 이날 하루만이라도 모든 여성들은 직장일을「보이코트」하고 화장 등 일체의 몸 단장도 하지 말자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이들의 구호는 허사로 돌아가 이날「파리」시내의 어떤 사무실에도 결근한 여자직원은 없었으며 거리와「호텔」마다 붉은 입술로 짇게 화장한 여성들로 붐볐다.
『남녀차별을 없애기 위해 노력해야겠지만「립스딕」을 안 바르고 남자들과 상종 안 한다고 문제가 해결될까요』라고「파리」의 한 여성직원은 말한다. 그러나「프랑스」의 여성 운동가들은「프랑스」여성들은 멋내기에나 열중할 뿐 자신의 권익보호에는 관심이 없다고 꼬집었다. 이번 시위를 주동적으로 조직한「위게드·부샤르도」여사는『부엌에서, 잠자리에서, 그리고 직장에서 여성들은 더 이상 종전과 같은 태도를 취해서는 안되겠기에 여성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과격한 제의를 했었다』고 말하는데, 결과적으로 여성들의 호응을 얻지 못한 것 같다며 씁쓸한 표정.
동구「유고슬라비아」의 일간지「폴리티카」지는 과격한 여성운동에 대해 『가정의 변화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며 하루 아침에 이루어질 수 없다』고 못박기도 했다.
한편 소련의 여성의 날은「메이·데이」나 혁명기념일과 마찬가지로 전국적인 축제일이다. 여성 대사를 탄생시킨 나라로서의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화장품이나 토산품가게, 그리고 꽃가게엔 남자 고객들이 줄을 이어 부인과 애인에게 줄 선물을 고른다. 「모스크바」주재 외국 상사원들은 면세점 가게에서「프랑스」제 향수나「스카프」를 골라 거래처의 여성 직원에게 선물하기도 한다.
축제가 시작되는 것은 전날인 7일 오후부터 노동인구의 반 이상을 차지하는 여성들은 오전 중에 일을 끝내고 오후부터는 동료들과 서류 더미를 치워버린 책상 위에서 건배 한다. 여성의 날 당일은 가정에서 온 가족이 모여 『여성을 위해 건배!』하며 여성을 위해 하루를 보낸다.
맞벌이가 일반화돼 있는 소련이지만 남자와 여자의 가사담당 비율은 아직 1대3에 이른다.
「모스크바」의 여성들은 법를상 남자와 동등한 권리를 갖고 있으며 취직·급료·승진면에서도 차별을 받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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