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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상승 생필품이 선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물가가 너무 올랐다. 정부발표로는 지난 1년 동안(2월말 현재) 소비자물가로 따져 25·3%밖에 오르지 않았다지만 우리네 가계가 피부로 느끼는 실제물가는 그보다 훨씬 많이 올랐다. 당장 배추·김치 1포기 담그는 비용만 해도 1년 전에 비해 갑절이상이 더 들고 쇠고기 음식을 식단에서 아예 빼버린 알뜰주부들도 많다. 환율이 올랐다고 콩나물 값도 덩달아 뛰고 값은 그대로지만 1백원짜리 두부1모 양은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값은 오르고 양은 줄어들고 봉급은 제자리걸음이니 주부의 절약도 한계에 부딪칠 수밖에 없다.
남편의 경우도 딱하긴 마찬가지다. 모 은행의 경우 최근 며칠사이에 도시락을 싸다니는 행원들이 부쩍 늘었다.
설렁탕 1그릇에 1천원까지 올랐으니 하루 용돈 2천∼3천원을 호주머니에 넣고 출근한다해도 점심값·교통비·「코피」1잔을 마시기도 벅찬 형편이다.
이발값은 1년 전 8백95원(전국평균)에서 2천8백64원으로 무려 2백20%나 뛰었고 1만5천원하던 구두 한 켤레는 2만원을 줘야한다.
「샐러리맨」으로서의 유지비가 그만큼 비싸진 셈이다.
내집 마련은 점점 어려워지고 부엌 달린 1칸방의 전세금은 1년 사이에 70%나 뛰었다.
관리비가 가장 싸다는 주택공사의 경우 15평짜리 소형「아파트」의 한달 관리비는 1년 전 2만5천8백29원에서 3만9천20원으로 52·2%나 올랐다.
50%를 인상했다고 발표된 전화요금도 1백통화 기준으로 해서 따져보면 월2천1백75원에서 3천6백75원으로 69%가 올랐다.
소설책 1권을 사려해도 1천4백원 하던 3백「페이지」짜리는 2천2백원으로 57%가 올랐다.
중학생 교복은 7천5백원에서 1만5천원으로 꼭 배가 올랐고 어린 아기를 소아과에 데려가 주사 2대에 약 하루분 짓는 것도 75%가 올랐다.
다소 내림세를 보이고있는 금값도 돌반지 1돈쭝에 5만1천원으로 1백67·7%나 뛰었다.
교통요금도 예외 없이 올라 시내「버스」는 60%, 「택시」는 76·5%, 고속「버스」(서울∼광주) 79·3%, 비행기(서울∼부산) 76·6%, 철도요금(서울∼부산 특급열차) 50%씩 각각 올랐다.
이렇게들 안오르는게 없으니 『돈이 쓸게 없다』는 푸념은 결코 빈말이 아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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