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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인 신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10월26일 김재규의 지시를 받고 궁정동에 갔다는데 그 경위는.
- 그 날 하오5시쯤「호텔」에서 어떤 인사와 면담중이었는데 보좌관이 와 부장이 찾는다고 해 전화를 걸었더니 김재규가 『하오 6시30분에 궁정동으로 오시오』라고만 했다. 마침 5시30분 면담이 끝나서 다시 전화를 걸어 면담결과를 보고하고 『지금가면 어떻겠느냐, 특별보고는 없다』고 했더니『그래도 오시오』라면서 전화를 끊었다.
▲정피고인과는 잘 아는 사이였는가.
- 아니다. 그 날 처음 인사했다. 사진도 별로 본 일이 없어 그 날 거의 동시에 현관에 도착, 자동차에 내렸는데도 서로 멀뚱멀뚱했다. 비서관이 소개해 인사를 했다.
▲차에서 내리면서 증인이 정피고인에게 『김부장이 만찬이 있어 늦을지 모른다』고 했다는데.
- 아니다. 현관을 들어서는데 박흥주가 나으면서 김부장이 대통령과의 만찬장에 가면서 먼저 두분이 식사하고 있으라고 했다고 했고 윤병서씨가 다시 방에 들어와 김재규는 늦을지 모르니 두사람이 먼저 식사하라고 했다.
▲현장에 도착한 뒤 김재규가 대통령이 만찬을 함께 한다는 것을 알았는가.
- 그렇다.
▲만찬장소가 어디인줄 알았는가.
- 알려고 하지 않았으나 수행비서 박흥주가 옆에 있는 것으로 봐 멀지 않은 곳으로 짐작했다.
▲총성은.
- 5∼6발 정도로 안다.
▲어떤 총소리였나.
- 정확히 구별할 수 없었고 소송소리로만 짐작했다.
▲총성을 듣고 정피고인이 크게 놀란 표정이었는가.
- 그렇게 놀라는 것 같지는 않았다.
▲총성 3∼4분 뒤에 김재규가 들어왔다고 했는데 총성과 김과를 연관시켜 생각하지는 않았는가.
- 그때는 그런 연관은 짓지 못했다.
▲증인은 정보계통에 오래 있었는데 무슨 일이 벌어졌다고 생각하지 않았는가.
- 그리 의아스럽게만 생각하고 구체적으로 생각 못했다.
▲궁금증을 풀어보려고 하지 않았는가.
- 직속상관에게 그런걸 물을 수가 없었다.
▲그래도 그 정도는 물어보아야 할 것 아니냐.
- 갑자기 차를 탔기 때문에 충분한 여유도 없었다.
▲박흥규가 같이 탈 때 이상한 생각을 하지 않았는가.
- 박은 수행비서니까 응당 타는 것으로 알았다.
▲차를 탄뒤 김재규는 어떻게 했는가.
-『남산으로 가!』했다.
▲대통령사망사실은 차안에서 김재규의 손짓을 보고 알았는가.
- 그렇다.
▲대통령 사망을 알고도 상황을 물어보지 않았는가.
- 정총장이 『내부소행이냐 외부짓이냐』고 즉각 물었기에 내가 옆에서 덩달아 물을 수도 없었다.
▲정피고인의 물음에 김재규는 무엇이라고 대답했는가.
- 대답은 않고 한참 있다가 『보안을 지켜야한다. 큰일났다. 북괴의 남침이 있을까 두렵다』고 했다.
▲북괴침략이란 말에 내부소행이라고 생각했는가.
- 내부의 짓 아닌가하고 의아스럽게만 생각했다.
▲육본 「벙커」에서 총장실로 안내한 사람은 정피고인아닌 다른 사람 아닌가.
- 그런 것 같다. 한참 기다린 기억이 난다.
▲김재규·박흥주와 같이 기다렸는가.
- 밖에서 셋이 10여분 기다렸다. 총장실에 들어가 조금 있으니까 정총장이 들어왔다.
▲이때 정피고인이 들어와 병력이동·군수뇌소집을 김재규에게 보고했다는데.
- 그렇다.
▲병력배치에 대해 차안에서 김재규가 정피고인에게 계엄이 선포되면 출동할 부대는 어느 부대가 좋겠느냐고 묻지 않았는가.
- 물었다.
▲그때 정피고인은 어떻게 대답했는가.
-「벙커」에 가봐야 안다고 했다.
▲「벙커」에 도착, 정피고인은 상황실에 들렀다가 병력출동명령을 내러놓고 그것을 차안에서 물어보았던 김재규에게 얘기한 것 아닌가.
- 그런 것 같다.
▲출동군의 점령목표를 정피고인이 김재규에게 물었으나 김은 대답은 않고 증인이 대답했다는데 대답은 왜 했는가.
- 말을 냈다 그냥 지나쳐서 이러이러한 것 아니겠느냐는 정도로 얘기했다.
▲중정부장과 육군참모총장은 보고관계는 아니지만 협조관계가 아닌가.
- 그렇다.
▲협조관계의 두 사람이 위급 상황에서 상의할 수 있는 것 아닌가.
- 상의한 것을 잘못이라고 보지는 않는다.
▲「메모」지나 필기구를 기억하는가.
- 종이는 16절지 같았고 필기구는 기억 없다.
▲국방부장관은 언제 「벙커」에 도착했는가.
- 우리보다 15∼2o분 뒤에 도착했다.
▲그 때까지 총장실에 계속 있었는가.
- 김재규가 물을 많이 마셔 갈증이 난다면서 물을 찾아 박흥주가 물을 찾으러 나가고 박이 한참동안 안 돌아와 나는 그를 또 찾으러 나갔다 오고하는 사이에 국방부장관이 도착했다.
▲언제까지 그곳에 있었는가.
- 국무위원둥 6∼7명이 올 때까지 있었다.
▲국무위원들이 회의를 위해 국방장관실로 간 뒤는.
- 혼자 뒤쳐져 장관실쪽으로 갔다. 대통령이 사망했는데 그냥 집으로 들어갈 수도 없고 그렇다고 직속장관인 부장의 지시도 없어 할 일 없이 기웃거리다 각 군 수뇌가 있는 국방부상황실에 들어가 사태추이에만 관심을 집중하고 있었다.
▲그동안 아무런 행동을 하지 않은 것은 무엇 때문인가.
- 군수뇌·각료가 다 아는 사실인데 지시도 받지 않고 내가 앞에 나설 수도 없었고 범인은 누가 체포하겠지 라고만 생각했다.
▲김재규가 왜 당황했다고 생각했는가.
- 급박한 상황이면 그럴 수도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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