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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화 군재 검찰직접 신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검찰관 원강희 중령>
▲64년 7사단장 재직시 김재규와 어떤 관계였는가.
-김재규는 그때 6사단장이었다.
▲당시 자주 만났는가.
-1년6개월 동안 1군에서 같이 사단장을 해서 전군사단장회의 때마다 만날 수 있었다. 한 두 번 만난 것으로 기억한다.
▲사적으로도 원주시내에서 자주 만났다고 하는데.
-사단장들이 원주시내에서 모이면 저녁식사를 같이한 일은 있으나 사적으로 만난 기억은 없다.
▲79년1월30일 육군참모총장 임명소식을 김재규가 제일먼저 알려줬다는데.
-그렇다.
▲육군참모총장에 임명된 뒤 제일먼저 김재규에게 인사를 갔다는데.
-제일 먼저 간 것은 아니다. 관계주요관서 방문인사의 일환으로 찾아간 일은 있다.
▲육군참모총장에 임명될 때 김재규가 영향력을 행사했다는데.
-그렇지 않다. 방해는 안했지만 도왔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당시 중정의 영향력을 어떻게 생각했는가.
-정치적인 면에서는 대단한 영향력이 있는 것으로 알았으나 군사적인 면에는 간여하지 못했다.
▲김재규의 성격을 어떻에 생각하는가.
-교만하고 자기과시를 좋아하고 남을 동정하지 않는 성격으로 안다.
▲만찬장소가 청와대인 것으로 알았는가.
-그렇다.
▲만찬장소에는 김재규와 차지철 두 사람이 있었다. 그렇다면 객관적으로 볼 때 두 사람을 다 의심해야되지 않겠는가.
-나는 청와대사정을 잘안다. 청와대 경비가 워낙 철저하기 때문에 내부의 소행이라고만 생각했지 외부에서 청와대 안으로 들어가 범행을 하고 나오리라고는 생각 못했다.
▲후암동 병무청 앞을 통과할 때 김재규가 피고인에게 계피껌을 주었다는데.
-사실이다.
▲왜 껌을 먹지 않았는가.
-두 가지 이유에서 안먹었다. 첫째 나는 당뇨가 있어 안먹었다. 둘째 각하서거라는 중대한 시점에서 총장의 지위는 대단히 중요하다. 따라서 깜깜한 차안에서 무엇인지 확인도 하지 않고 먹을 수가 없었다.
▲껌 속에 왜 약물이 들었다고 생각했는가.
-본인의 생각에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오속개)
▲질의하면서 곧이어 도착한 국방장관에게는 전혀 그런 보고나 질의를 하지 않은 것은.
-김재규에게 보고·질의한 기억이 나지 않는다. 장관이 도착했을 때는 그런 문제를 논의하고 있는 중이었기 때문에 장관에게 일일이 보고하지 않았다.
▲김재규의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서가 아닌가.
-그런 뜻은 아니었다.
▲김재규 연행을 위한 조치는 어떻게 지시했는가.
-헌병감과 보안사령관을 찾았더니 헌병감이 먼저와서 『김재규에게 「벙커」에서 총장이 보잔다고 유인, 무장해제하고 보안사에 넘겨라』고 지시하면서 권총을 휴대하고 있으니 조심하라고 일렀다.
▲보안사령관에게는 체포지시를 하지 않았는가.
-헌병감이 나가더니 보안사령관과 함께 다시 들어왔고 옆에 육군참모차장도 같이 있는 자리에서 신병확보를 다시 지시했다.
▲「신병확보」가 아니고 「정중히 모시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헌병감과 차장이 말했는데.
▲국방 장관에게는 전혀 보고 않은 것은 김재규를 은연중 도운 것 아닌가.
-사건 후 보니 도운 것처럼 되었다.
▲피고인은 사고현장에 있었기 때문에 내외의 의심을 받았는데.
-들었다.
▲의심받은 사실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부끄럽게 생각한다.
▲10·26 전 김재규에게 돈을 받은 사실이 있는가.
-있다.
▲10·26 당시 혹시 김재규를 돕는 것이 나라를 돕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는가.
-그런 생각은 해보지도 못했다.
▲김재규의 참고인 진술조서를 받은 일이 있는가.
-내가 바빠 수사관이 와서 받았으면 좋겠다고 했더니 수사관이 찾아왔었다. 첫날은 말만 했고 다음날 기록해왔는데 말했던 내용과 기록이 다른데가 있어 고쳐오라고 했고 고쳐온 진술조서에 내가 몇군데 추가했다.
▲내용이 말한 것과 다르다고 화를 내면서 돌아앉고 했다는데.
-의자가 빙빙 도는데 돌아앉고 안앉고가 있겠는가.
▲정오표를 만들어 주었다는데.
-내가 만들어주었다.
▲현재의 심정은.
-결과적으로 죄송하기 짝이 없다. (하오 4시15분 검찰신문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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