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암 엇갈린 「세계경기전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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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근착 「뉴스위크」지는 올해를 「두려운 한해」라고까지 표현하고 있다.
세계적인 경기침체 속에 각국이 비상책을 강구하고 있지만 묘방이 없음은 선진국들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이미 고질이 되어버린 석유횡포에다 「아프가니스탄」사태 등 종잡을 수 없는 정치적 변수까지 가세해 시야를 더욱 흐리게 하고있다.
금년 「유럽」제국의 평균 경제성장율은 2.6%. 내년에는 1.5%까지 떨어질 전망이다.
이제 『GNP성장율이 얼마냐』하는 문제는 경제적인 차원을 떠나서 정치문제로까지 비약되고있다. 「프랑스」나 서독 등 선거를 앞둔 서「유럽」국가들은 우선 정치적 안정을 위해서라도 최소한의 성장을 필요로 하고있다.
EEC국가들의 실업자는 76년 3백만명에서 올들어 6백만명으로 넘어섰으며 4년후에는 9백만명으로 늘어날 어두운 전망이지만 뾰족한 수가 보이지 않는다.
단단하다는 서독경제도 올해 경상수지적자가 지난해보다 2배나 늘어난 20억「마르크」에 이를 것이고 만성적인「인플레」에 시달려온 영국은 올해 성장율이 전년비 2%「포인트」이상 떨어질 것을 무릅쓰고 「인플레」제동을 위해서는 긴축을 밀어 붙일 수밖에 없는 처지다.
그래도 「유럽」경제는 미국에 비하면 나은 편이다. 올해 미국경제는 「마이너스」성장을 각오하고 있는데다 물가는 1월 들어 이미 연율 18%나 뛰어올랐다.
미 하원에서는 심지어『물가 올리는 「올림픽」경기가 있다면 「카터」대통령이 틀림없는 금「메달」감』이라고 비꼬고 있다. 「인플레」퇴치를 최대명제로 삼고 있지만 만연된 「인플레」심리 때문에 여간한 긴축으로도 효험을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볼커」미연방준비이사회의장을 비롯한 긴축론자들은 아직도 금리를 더 올러야 한다는 강경론을 고수하는가 하면 일부에서는 6개월 동안의 임금·물가 동결단행을 촉구하고 있다.
「카터」와 「케네디」의 경제정책상의 주요 쟁점의 하나가 바로 이점이기도 하다.
한편 제2의 석유파동으로 이미 만신창이가 된 세계경제의 돌파구가 의외로 쉽게 찾아질지도 모른다는 견해도 있다. 「이란」과 「아프가니스탄」사태로 골치를 썩이고있는「워싱턴」당국이 군사력의 대소우위를 지키기 위해 군비지출을 늘릴 경우 미국자신의 경기회복뿐 아니라 수렁에 빠진 전체세계경제에 활력소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만약 미국이 소련의 「아프가니스탄」침공에 대한 보복수단으로 동맹국을 규합한 경제봉쇄정책을 끝까지 밀고 나갈 경우 침체의 늪은 더 깊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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