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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의 애국지사들 예우 형편없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얼마전 안중근 의사의 조카이며 역시 만주에서 청년들을 모아 항일투쟁을 벌였던 애국지사 안봉생 옹의 영결식이 수원화서동 천주교회에서 있었습니다.
이웃에 그런 애국지사가 살고 계신 줄도 몰랐던 저는 말석에서나마 조의를 표하러 갔다 깜짝 놀랐습니다.
항일독립운동을 하다 일본경찰에 체포되어 사형 선고를 받고 옥고를 치르던 중 광복으로 풀려난 애국지사의 죽음과 장례가 그토록 초라 할 수가 있겠습니까.
물론 거창한 장례를 치르는 것만이 그분의 뜻을 더 높여주는 것은 아닌 줄 압니다.
그러나 조화는 물론 조객도 별로 없이 조그만 영구차에 실려 나가는 장례광경은 정말 『이럴 수가 있을까』하는 울분마저 느끼게 했습니다.
우리는 늘 애국지사들의 거룩한 정신을 추모하고 그분들의 열을 기리자고 몇 번씩이나 반복합니다만 백마디 말보다 그분들에 대한 예우에 좀더 신경을 써야겠다고 생각합니다.
양희문 (69·수원시 화서동 106의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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