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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美·英도 사스 위험지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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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에 감염돼 전세계에서 1백32명이 숨진 가운데 세계보건기구(WHO)가 베이징(北京)과 런던.미국을 '사스 위험 지역'으로 추가했다.

이에 따라 WHO로부터 사스 경보가 내려진 도시 및 국가는 ▶홍콩▶중국 광둥(廣東).산시(山西)성과 베이징시▶싱가포르▶대만▶캐나다 토론토▶베트남 하노이▶영국 런던▶미국 등으로 늘어났다.

특히 미국에선 14일 현재 1백66명이 사스에 감염돼 중국.홍콩.캐나다에 이어 넷째로 많은 발병 건수를 보이고 있다. 사스 감염자는 31개 국가에서 전날보다 61명 많은 3천2백95명으로 불어났고, 9명이 추가로 숨지는 등 확산 기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12일 선전(深 )에서 홍콩 특구의 둥젠화(董建華)행정수반을 만나 "홍콩의 사스 피해를 막기 위해 중앙 정부 차원에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다짐했다고 홍콩 언론들이 뒤늦게 보도했다.

원자바오(溫家寶)총리 역시 휴일인 지난 13일 '전국 사스 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사스 퇴치가 국정의 최대 현안"이라며 "전국의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 방역.치료 활동을 벌이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사스가 위세를 떨치는 광저우(廣州)에서 매년 봄.가을에 열리는 '중국 수출상품 교역회'를 예정대로 15일부터 강행할 계획이다. 홍콩 경제일보는 "외국 바이어 중 30%인 1천여명이 불참 의사를 통보했다"고 밝혔다.

한편 각국 의료진.과학자들이 사스 바이러스의 정체를 규명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가운데 캐나다.홍콩에서 바이러스의 유전자를 해독했다는 주장이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 암(癌)연구소 산하 기관인 마이클 스미스 지놈과학센터의 마르코 마라 박사는 "사스의 진단법을 개발하기 위해선 유전자 암호가 필수적인 재료"라며 "바이러스 지놈 분석 결과를 통해 사스의 감염 여부를 가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콩 중문대의 연구팀도 14일 "사스 바이러스로 추정되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유전자 암호를 풀어냈다"고 밝혀 사스의 초기 진단.치료법 개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홍콩=이양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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