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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군 일화 솔직히 협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20년전「5·16」이 발생했을 때 1주일간 어디서 무엇을 했으며 무슨 생각을 했는가.
▲김총재=당시 민주당에서 쪼개나와 야당이된 신민당 경남도당위원장이었다.
거제집에서 쉬는 사이에 혁명소식을 들었다.
민주당은 당시 소급입법을 통해 자유당인사의 공민권을 제한하고 심지어 지서주임까지 파면시키는 독식과 보복조치를 취했다.
앞으로 신민당은 국민적정부로 폭넓게 구성해 보복없는 정치를 해야한다.
-김총재가 「지도가의 길」이란「몽고메리」원수의 책을 번역한 것이있는데 역자의 사진이 표지에 큼직하게나와 저자로 오해하는 사람이 있다.
자신의 이런 PR방법에 대한 견해와 지도자의 조건에 대해.
▲김총재=책을 내는데 일일이 이래라 저래라 얘기안하고 대범하게 넘겨버렸다.어떤 사람은 나보고 모자란다는 말을 할 정도로 그런 면에서는 비조직적이다.
지도자의 가장 중요한 요건은 국민에 대한 정직성이다.지도자는 정정당당하고 속임수가 없어야 한다내가「대도무문」이라는 글을 제일 많이 써주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김총재의 장발·굽높은 구두를 시비하는 사람도 있다.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며 김종필공학당 총재에 대한 인물평을 해달라.
▲김총재= 「10·26」이전에 머리를 길렀는데 국민들로부터 깎으라는 편지를 자주 받아 지금은 길지않으며 높은 굽의 구두도 한때 신었을 뿐이다.김종필씨에 대한 평은 않겠다.
-유신헌법아래서 유신국회에 참여했다는 점에 대해 여러 얘기가 많다.
김총재의 투쟁철학과 철저한 의회주의자라는 사이에 모순이 없는가.
▲김총재=미국에 연설하러 갔다가 10월유신 소식을 들었는데 「하버드」대교수들이 귀국을 말렸으나『명색이 대통령하겠다고 나섰던 사람인데 내가 죽어도 고국에 가서 죽는게 옳다』고 생각해서 귀국했다.
차라리 정치를 안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당시 유진산씨가 정치를 같이 하자고 여러차례 제의해봤고 정면으로 싸우는게 좋겠다고 판단해 참여했다.
-야당의 대통령후보지명 방법은 무엇인가.
야당후보가 단일화되지 않아도 김총재는 당선을 확신하는가.
▲김총재=당내에서 단일화를 위한 서명작업도 하고 있으나 자칫하면 문제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다.
단일화는 찬성이나 나 자신부터 김대중씨와 충분하고 솔직하게 얘기해보겠다.누가 대통령이 되느냐보다는 민주회복이 시급하고 이 시점에 나라를 위해 무엇을 해야하는가가 문제다.
공화당이 20년을 집권하고 박대통령이 서거했는데 또 집권을 한다면 국민을 모독하는 것이며 또 다시 불행을 초래하게 된다.대통령이 되어야 할 또 하나의 조건은 깨끗해야 한다.그러기 위해서 대통령과 주변인물은 재산을 공개해야 한다.
-신민당이 현재의 체질과 문제점을 안고서도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는가.
▲김총재=항간에 당직자들에 대해 이런저런 말이 있으나 결코 일부에서 의심하는 것 같은 일은 없었음을 확실히 얘기할 수 있다.그러나 인간에게는 완성품이 없으니 어느 누구도 자숙하고 반성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김총재를 제명까지한 국회에 개헌작업을 맡긴 것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김총재=개헌은 정부가 할 일이 아니다.국회가 개헌안을 마련하면 정부는 그걸 받아 국민투표에 붙여야한다.이 시점에서 그래도 가장 합리적으로 개헌작업을 할 수 있는 곳은 국회라고 본다.
-8·15에 대통령취임식을 가질 수 있는 정치일정을 주장한데에 변화는 없는가.
▲김총재=과도정부에서 남북대화나 환율인상등 경제조치를 취하는 것은 옳지않다. 먼저 정치가 안정되어야 국민과 외국의 투자가 줄어들지않고 경제가 안정된다.따라서 정권이양은 빠를수록 좋다.
-자신의 투쟁경력을 과시하는 김총재가 김대중씨와 후보문제를 타협하겠다는 것은 양보를 요구하겠다는 것인가.
▲김총재=윤보선·김대중씨는 작년 전당대회에서 만장일치로 상임고문으로 추대,결정됐으며 사전에 통고,동의를 받았다.후보문제는 충분히 얘기하겠다.
-10·26후 신민당을 방문한 전경련의 강단이 돈을 내놨거나 그런 의사를 밝힌 일이 있는가.
▲김총재=신민당은 내가 두번 총재를 하는동안 정치자금을 받지못해 전기·전화요금도 못냈다.재계사람이 돈을 주지는 않았다.우리는 양심적 기업인을 대변할 것이다.
-미국의 「에드워드·케네디」의원과는 얼마나 친하며 그가 대통령이 되어야한다는 생각은 여전한가.
▲김총재=과거 해마다 한 두차례씩 미국에 갈때면 늘 만나게되어 개인적으로 서로 좋아한다.지금「케네디」가 뭐가 됐으면 좋겠다는 말은 않겠다.
-미남인 김총재의 여성관은 어떠하며 영웅호색이란 말을 어떻게 생각하나.
▲김총재=남성도 많이 알지만 여성도 많이 알고있다.이상한 질문에 뭐라고 답변해야될지 곤란하지만,다른 의미에서 남성과 여성이 친근한 것은 좋다고 생각한다.
-일선시찰을 별로 하지 않는게 흠이라는데….
▲김총재=3대때 국방위원으로서 일선방문이 많았고 지금도 1년에 한번이상 간다.내가 군복무를 하지않았다는 얘기도 있오나 6·25때 계급은 없었지만 2-135번의 군번으로 8개월동안 국방부정훈국에서 대이북방송을 전담해 장택상국회부의장이 이선근정훈국장에게 말해 비서관으로 데려갈때까지 근무했다.
신민당이 정권을 잡아도 좋은 대미관계를 가질 수 있다.
-박정희-김영삼회담의 내용을 이제는 밝힐 생각이 없는가.
▲김총재=박대통령이 죽은후에도 공개하지 않기로 한 약속은 영원히 지키는 게 좋고 이것이 정치지도자로서 책임있는 일이다.
-김총재가 쌓아올린 투쟁의 신임도를 지금은 소모만 하고있는데 차기집권이 따놓은 당상이라고 생각해서 느슨해졌는가,아니면 정치권외의 작용때문인가.
▲김총재=지금은 혁명이나 전면부정할때가 아니다.최규하과도정부는 박정희정부를 상대하듯이 다뤄서는 안된다.타도하는 것만이 목적이 아니라 빨리 그만두게 해야겠지만 조급해서도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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