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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렁한 구정대목|「보너스」안주는 업체 많고 휴가날짜 늘려 선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전국공단의 구경휴가일수가 예년보다 길어졌다. 지난해까지 3일 남짓하게 주었거나 폭주하는 조업량 때문에 아예 구정휴가를 없앴던 기업들이 올해에는 5∼10일간씩 휴가일수를 대폭 늘리고 있다. 또 많은 기업들이 구경「보너스」를 지급 안하고 있으며 그나마 지급된「보너스」액수도 많이 줄었다. 음력설을 이틀 앞둔 시장도 판매고가 작년의 30∼40%선에 그치고있다.
서울구로동 한국수출산업공단의 경우 구정「보너스」를 지급하지 못한 업체는 3백56개 입주사중 1백11개사 (32%) 로 지난해 보다 4.5%가 늘어났으며 일거리가 밀려 구정에도 가동하는 업체는 겨우 1개로 전체의 0.3%에 불과하다.
또 10개 업체는 자금회전이 안돼 10여일 이상씩 종업원들에게 임금을 주지 못하고 있다.
구로공단의 총입주 업체중 구정「보너스」 를 지급하는 업체는 68.3%인 2백45개 업체다.
「보너스」를 지급하는 2백45개업체중 19%인 47개 업체는 말만「보너스」지 실제로는 5천원∼1만원의 떡값만 줄 뿐이다.
급여액의 50%를「보너스」로 지급하는 업체는 26%, 1백% 지급업체는 28.1% (지난해 31.8%) , 1백∼2백% 지급업체는 겨우 2.6%다.
종업원이 3천명이나 되는 Y산업의 경우 지난해에는「보너스」를 주었으나 금년에는「보너스」 를 지급 안했고 종업원들에게 겨우 귀향전세「버스」만 마련해 주었을 뿐이다.
구정 휴가일수를 늘린 업체는 서울보다 지방의 중소기업계에 더 많다. 동산D「비닐」의 경우 작업량을 확보하지 못해 구정휴가를 지난해의 4일보다 3일 많은 7일로 늘렸으며「보너스」는 구정연휴가 끝난 뒤에 지급하기로 했다.
경북 경산군의 Y섬유는 종업원들에게 급료의 20%를 「보너스」로 지급하고는 7일간의 무급휴가를 주기로 했다.
이와 함께 시장 경기도 썰렁해 예년 같으면 시장과 백화점등 상가가 붐비는 경기속에 청수등 명절성수품이 품귀소동까지 빚었으나 올해는 상가마다 재고만 쌓인채 고객의 발길이 크게 줄고 거래도 한산하다.
구로공단부근의 K양품점종업원 김철환씨 (23)는『금년은 작년 매기의 절반도 안된다』고 했다.
과일가게인 남대문시장안 명신장회 주인김종환씨(27)는 매기가 작년의 40%를 밑돈다고 했다.
김씨는 제수용으로 곶감·배 등을 많이 들여 놓았으나 이마저 찾는 사람이 없어 헐값에라도 맡아 넘겨야겠다고 했 다.
신발가게인 남일고무상회 종업원서인석씨 (31) 는 예년에는 구정대목이면 밥12시까지 시장골목이 인파로 메워졌는데 올해엔 저녁7시쯤이면 발길이 끊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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