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도 가계도…「구두쇠」창안에 골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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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고물가(고물가)로 시민들에게 초비상이 걸렸다. 불과 17일사이에 두차례의 인상「쇼크」를 받은 시민들은 고물가의 시련을 이기기 위해 자구책을 찾고있다. 지업은 기업주에서 말단사원에 이르기까지 기안지한장, 휘발유한방울이라도아낀다. 봉급생활자들은아 무리바빠도「택시」를 피하고「버스」를 이용하는가하면 고급술집등 낭비지대를 멀리하고 외식을 줄인다. 내핍도 한계에 이르렀지만 그래도 허리띠를 더 졸라매야겠다며 안간힘을 쓰고있다.

<아파트단지>
유가인상발표가 있은 다음날 B「아파트」부녀회(회장 최영미)는 긴급회의를 갖고▲하루8시간의 온수급탕시간을 4시간으로 줄이고▲실내온도들 최고 18도로 유지하며▲겨울동안 중단했던 알뜰구판장을 재개하고▲계단등은 밤12시이후 모두 끄며 단지내 보안등도 격등제를 실시하며▲헌옷수선「센터」를 신설, 각가구의 회원들이 돌려가며 운영키로 했다/
회장 최씨는 1월에 이미 관리비가 10% 올랐는데 4월부터 무려 35%가 인장된다니 이런 방법으로라도 가계를 유지하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또 도곡동 K「아파트」주부들은 수협의 순희생선 판매값이 시장보다 10%정도 싸지만 수산시장에 직접가서 구입하는것 보다는 10%정도가 비싸 수산시장에서 공동구매키로 했다. 이「아파트」24동윤모씨(44)는 월30만원의 수입중 7만원이 중학3학년인 장남의 과외수업비로 들어갔으나 다음달부터 이를 중단키로 했으며 같은「아파트」임모씨(43)도 딸의 괴외수업을 중단시켜 이번 유가인상으로 과열과외도 식어질것 같다.
Y「아파트」8동주부 김지숙씨(36)는 또 친척들과 헌옷바꿔입히기를 하고있고 전기는 거실에만 한동을 쓰고 수도물도 수압을 낮추기위해 졸졸흐르는정도로 받아쏜다.

<일반주택>
『더이상 졸라맬 허리띠 구멍마저 없다』고 허탈한 표정이었다,
서울독산동 가정주부 권간학씨(35)가 짠 가계부는 눈물겨울점도. 5식구인 권씨는 연료비절감을 위해 하루연탄 4장씩 들어가는 방3개중 1개를 줄여 안방과 다른한방에 아이들을 함께 자도록 했다.
전등도 지난해에 한등을껐으나 다시 한등을 더 끄기로 했다.
생일선물은 자신이 뜨개질한것이나 집에서 담근 과일술을 보내기로 했다.
이용비를 줄이기위해 아이들과 아빠의 머리는「헤어·커터」로 직접 다듬어주기로 했다.

<기업체>
1·29인상「쇼크」는 유류난과 자금난에 허덕이던 대부분의 기업체에 결정타를 먹였으나『그대로 주저앉을수만은 없다』며 온갖 지혜를 짜내 경영합리화를 위한 구두쇠작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D「그룹」은 올들어 중역들의 승용차를79년도「오일·쇼크」때의 수준보다 30%를 더줄였으며 중역실마다 있던 여비서를 중역2명에 비서1명씩으로 감원했다.
인상충격에 지하철과「버스」이용승객수가 부쩍 늘고 있다.
서울지하철 이용 승객은 지난주 하루 평균 52만54명(3천9만9천3백37원)에서 28일에59만2천8백56명(3천3백49만6천8백26명원)으로 7만2천8백2명이 늘었고 29일에도 55만7천4백61명(3천1백64만8천4백96원)으로 3만5천3백95명이 늘어났다.
대조적으로 도심「택시」정류장에는 빈「택시」가 줄을서 승객을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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