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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10명 중 6명, 퇴직금 당겨 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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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직장인 10명 가운데 6명은 퇴직금을 미리 받아 쓴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간정산을 받거나 이직하면서다. 퇴직금을 소진한 이들 중 절반은 후회했다.

 고용노동부가 20세 이상 직장인 295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다. 퇴직금을 중간에 쓴 사람 중 80% 이상이 생활비(47.1%)나 해외여행·여가활동(23.4%), 자동차 구입(3%)과 같은 소비성 비용으로 지출했다. 전세자금이나 주택구입처럼 돈을 묻어둔 경우는 15.9%에 불과했다.

 이러다 보니 퇴직금을 쓰고 후회하는 사람이 절반에 달했다. 목돈 마련의 기회를 날려버린 데다(55.4%), 노후준비자금을 소진(25.6%)하고, 불필요한 곳에 사용했기 때문(18.1%)이란 생각에서다.

 전체 응답자 가운데 노후 준비가 필요하다는 사람은 94.2%에 달했다. 하지만 정작 노후를 준비하고 있는 직장인은 47.4%에 불과했다. 10명 중 5명 이상이 은퇴 뒤 대책이 없는 셈이다. 노후를 준비 중인 직장인이 가장 기대는 수단은 국민연금(61.8%, 복수응답)이었다. 이어 개인연금(54.6%), 저축과 펀드(48.8%), 퇴직연금(31.7%) 순이었다. 대체로 안정성과 수익률, 세제혜택 때문에 이런 형태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은퇴 뒤 퇴직금을 수령하는 방법은 일시금(51.2%)과 연금형(47.9%)이 비슷했다. 나머지는 일시금과 연금형을 혼합해서 받으려했다.

 권혁태 근로개선정책관은 “퇴직급여가 중간에 생활자금으로 사용되는 것은 근로자의 노후생활 안정에 큰 위험”이라며 “퇴직연금이 적정한 수익률을 달성할 수 있도록 적립금 운용체계를 좀 더 정교하게 다듬겠다”고 말했다.

김기찬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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