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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초 벨기에영사관건물이 헐린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우리나라 최초의「벨기에」영사관 건물인 사적254호 양관(서울회지동72의5)이 서울시의 도심재개발사업에 밀려 헐리게 된다.
신세계백학점 건너편 3호「터널」진입로 오른쪽에 위치한 퇴색한 붉 벽돌의 이 건물은 1900년대 여명기, 서울시내에 세워진 서양식건물가운데 현재 남아있는 7개 양관중의 하나.
서울시의 회지지구 도심재개발사업에따라 건립75년만인 올해 헐리게되며 현건물소유주인 상업은행은 서울 사당동541 2천여평의 대지에 원형대로 복원키로 했다. 헐린 자리에는 15층높이의 은행건물이 들어선다.
이 건물은 1903년 일본인 기사「니시다마」(서옥)가 설계하고 일본북륙 토목회사가 2년후에 완공, 곧 바로「벨기에」영사관으로 사용됐다.
14년후인 1919년「벨기에」영사관이 충무로1가18 건물로 옮겨가자「요꼬하마」(저빈)생명보험회사가 사옥으로 사용했고 그후 8·15해방때까지 해군성에서 무관부 관저로 사용하기도 했다.
해방후에는 국유재산으로 귀속돼 해군헌병대에서 사용해 오다가 1970년 현재 소유주인 상업은행에 불하돼 10년동안 창고로 사용되고있다.
지하1층·지상2층·연건평 4백54평의 전형적인「고딕」식 건물인 이 양관은 현관과「발코니」의 돌기둥에 새겨진 무늬가「고딕」식 건축양식을 돋보이게하고 있으나 10년동안 창고로 사용되면서 많이 훼손됐고 내부 계단과 문짝등 원형이 크게 부서졌다.
불하당시 정부는 은행측에 이 건물을 개조하거나 이전·복원할 경우 문화재관리국의 사전심사를 받도록 규제했으며 은행측은 이건물을 사당동 은행소유부지에 옮겨 자료실로 사용키로 하고 문화재관리국에 이전·복원신청을 냈다. 정부가 1900년대에 세워진 양관을 보존키위해 사적으로 지정한 7개건물은▲「벨기에」영사관을비롯,▲명동성당및 주교관(명동2가1) ▲「러시아」공사관(정동15의3)▲정동교회(정동34)▲덕수궁쟁관헌과 석조전(貞洞)▲약현성당(중림동149) ▲용산신학교 및 원효로성당(원효로4가1)등이다. <이창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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