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면20대 일가족5명 타살기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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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방범비상령이 내려져있는 가운데 강력사건이 날로 늘고있다. 지난해 12월1일부터 금년1월14일까지 서울시내에서 발생한 살인·강도·강도상해등 강력사건은 모두 1백여건으로 이는 전년도 같은기간의 40여건보다 약 1백50%가 증가한 것이다. 경찰 분석에 따르면 작년 11월까지만해도 뜸했던 대낮강도·「택시」강도가 부쩍늘어 강력사건 발생율을 높이고있어 12월1일부터 지금까지 하루평균 2건꼴로 강력사건이 일어나고 있으나 장비와 인원부족등으로 제대로 손을쓰지 못하고 있다. 경찰은 강력사건의 이같은 높은 발생율은▲연말과 신정을 전후한 귀향여비와 유흥비를 마련하려는 초범자들의 범행이 많고▲가석방등으로 풀려난 주거부정 전과자에 대한 소재수사가 어려우며▲불경기로 인해 각종건축공사가 줄어드는 바람에 뜨내기 인부들이 범행하는 경우가 늘어난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14일새벽1시45분쯤 서울동빙고동 28의40 이성운씨(33ㆍ국산통상수출부장)집에 복면을 한 20대 청년1명이 들어가 건너방에서 자던 이씨와 안방에서 자던 부인박희경(32)·장모 홍복녀(65)씨등 한가족5명을 쇠망치로 보이는 흉기로 때려 중태에 빠뜨리고 달아났다.
서울용산경찰서 보광동파출소에 수사본부를차린 경찰은 이씨집이 동네에서 비교적 작은집(대지40평·건평36평) 인데다 방안에 금품을 뒤진 흔적이 없고 피해자들의 뒷머리만 골라 거듭 때린점등으로 미뤄 원한에 얽힌 살인미수사건과 강도등 두갈래로 수사를 펴고 있다.
이에대해 이씨는 원한을 살만한 일이 없으며 가정생활에도 아무런 불화가 없었다고 말하고 있다.
이씨에 따르면 새벽 1시45분쯤 머리맡에서 인기척이 나 반쯤일어나며『누구냐』고 묻는 순간 범인이 흉기로 뒷머리를 5차례 때렸고 이어 내실쪽으로 다가가 비명을 듣고 마루로 나오던 부인 박씨와 장모홍씨·장녀지은양(4)·가정부 유원영양(23)등의 머리를 차례로 때렸다고 말했다.
범인은 그후 다시 이씨방으로 가 이불을 뒤집어 쓰고있는 이씨의 머리를 흉기로 때린뒤 2층에 세든 윤태영씨(43)가 비명에 놀라 내려오자 그대로 달아났다.
범인은 먹지에 구멍을 뚫어 눈만 보이게하고 얼굴을 가렸으며 머리에는 털모자를 쓰고 있었다.
범인은 1백73m의 키에「체크」무늬 남방「셔츠」와 짙은 회색바지를 입고있었고 범행중 말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피해자중 장모홍씨와 가정부 유양등 2명은 뒷머리를 정통으로 맞아 중태에 빠졌고 나머지 3명도 모두 머리가 터지는 중상을 입었다.
경찰은 현장에서 범행에 사용한 먹지를 발견했으며 흉기는 상처부위로보아 등산용「피켈」이나 쇠망치로 보고 있다.
집수인이씨는 9년전 부인과 연애결혼했으며 S물산에 근무하다 3년전 이회사로 옮긴뒤 지난해 초까지「쿠웨이트」에서 근무했었다.
장모 홍씨는 경기도성남시에서살다 휴일을맞아 딸집에 다니러왔고 가정부유양은 집주인 이씨의 동서의 조카딸로 3개월전부터 미용학원에 다니며 부엌일을 도아왔다.
▲13일 하오10시10분쯤 서울용두2동l18 동부시립병원앞길에서 이영배씨(37·서울도화동 363의562)가 현금20만원과 금반지2돈쭝등 30만원어치의 금품을 털린채 머리에 피를 흘리며 쓰러져있는 것을 길가던 김윤호군(19)이 발견, 경희의료원으로 옮겼으나 중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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