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값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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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새해부터 전화가설비가 일약50만원(전화공채포함)으로 껑충뛴다.
전화달기가 한결 더 어려워지는 것이다. 전화가 필요한 인구가 날로 늘어나고있는 상황에서 그만큼 대화가 더 어려워지는 것이나 진배없다.
세계에서, 전화가 제일 많기로는 미국의 1억4천4백만대. 76년말의 통계다.
통화회수도 미국이 제일 많다. 72년, 미국전신전화회사가 조사한 바로는 미국인의 1인당 연간통화회수는 8백30회.
한사람이 매일평균 2회이상 건셈이다. 여기 비겨 수다스럽기로 이름난 「프랑스」인은 3일에 한번꼴로 전화를 쓴다. 미국인의 8분의1밖에 안된다.
워낙 「프랑스」는 전화의 보급율이 낮은 것이다. 미국은 60%인데 비겨 「프랑스」는18.5%밖에 안된다.
「프랑스」도 우리나라 만큼이나 전화시설이 엉망이다. 「파리」의 공중전화시설은 서울보다도 못하다.
그래도 불평이 적은 것은 도시「프랑스」人들은 전화라는「문명의 이기」가 직접 얼굴을맞대고 나누는 사교의 멋을 대신할수 없다고 보기 때문이기도 하다.
또하나 이유가있다. 「프랑스」에서도 전화를 달자면 여러달이 걸린다. 우리나라처럼「전 화매매업자」가 있는것도 아니다. 그대신 전화값은 엄청나게 싸다. 그래서 견딜만한 것이다.그러나 전화대수가 적으면 그만큼 경제며 사회활동이 무디어진다. 이렇게「프랑스」의 사회학자들도 보고 있다.
사실 전화를 많이 쓰는 것은 여성이 아니다. 오래 거는 것도 반드시 여성은 아니다.
미ATT의 조사로는 제일 긴것은 남자가 여자에게 거는 전화, 두번째가 여자가 여자에게거는 전화, 세번째가 여자가 남자에게 거는 전화, 네번째가 남자대 남자의 전화의 순서로 되어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크게 틀리지 않을 것이다. 그저 세번째와 네번째가 뒤바뀌는 정도라고 할까.
전화는 생활을 매우 기능화 시킨다. 그래서「비즈니스」를 위해선 절대부가결이다.
그대신 따스한 체온이 감도는 사교를 사람들이 등한하게 만든다. 게으르게 만들기도 한다.
따라서 전화는 귀할수록에 좋다. 인정의 온기를 잃어가며 있는 우리네 사회에서는 말이다.
그러나 이런 것을 노려서 우리네 전화값이 껑충 뛰어오른 것은 물론 아니다.
20「달러」남짓한 가입비만 내면 당장에 전화가 가설된다 해서 미국의 인정이 메말라지는 것도 아니다. 전화시설 확충을 위한것이라지만 그 비용을 왜 가입자가 물어야하는지 아직도 석연치가 않다.
우리나라에 전화상이 있다는것도 아리송한 일이다. 묘한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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